한국일보

부동산 클럽- 한번 맺은 인연, 평생 같이 가야 하는데...

2009-07-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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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a Marine, Always a Marine! “한번 해병이 되면 언제까지나 해병!” 미해병대의 제1구호이다. 이와 같이, 대한해병대들도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 소리 높이며, 제대 후 몇십년이 지나더라도 해병동지들 간의 그 끈끈한 결속력을 잃지 않는다.

해병대를 제대한 본인 역시 제대 후에도 해병대에서 배운 끈기와 끈질긴 생명력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 것이나, 지금 현재,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을 하면서,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으로, “한번 맺은 인연은 평생 같이 가야 한다”는 신조로 10여년을 지내왔음은, 언제나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또 그러한 자부심 하나로 지금까지도 살고 있음을 솔직히 고백하고 싶다.

초지일관(初志一貫)이라 그랬다. 시종여일(始終如一)이라 그랬다. 처음과 끝이 같아야 하고 처음처럼 끝까지 잘 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일이 있어, 두고두고 후회를 하고 있다. 5년을 단골고객으로 안내해 드리고 설명 드리면서 같이 지내온 손님이, 저의 단 한 번의 실수로, 다시는 보지 않을 사이로 바뀌었으니 그 생각만 하면 아직도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다.


고객의 경우, 지난해부터 더욱 더 힘들어진 사업으로 페이먼트가 밀리기 시작하고, 집의 주택 대출금은 엄청나게 많고, 매년 늘어나는 페이먼트는 여전히 무거운 짐으로 어깨를 누르고, 가게 매상은 자꾸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우선 페이먼트를 줄이거나, 대출금을 탕감하는 방법으로 모디피케이션(modification) 또는 FHA 재융자(refinancing) 등 여러 수단을 강구하여 알아봐 드린 결과, 현재의 고객의 경우에는 대출금의 탕감은 전혀 불가능하고, 페이먼트를 줄일 가능성도 별로 없었다. 사실대로 일러 드리고, 그 최소한의 결과라도 원하신다면 시작하시고, 만약 더 좋은 결과가 나오면 다행이다 라고 하고 고객의 케이스를 은행에 제출하여 시작했다.

그렇게 진행 중에, 손님은 처음의 최소한의 결과보다 더 많은 것을 계속 요구하고, 그러다가 얼마 후 그 계약을 취소하였다. 그래서 일단 이 케이스를 마감하였는데 저의 실무자가 비록 캔슬은 했지만 그래도 계속 은행에 한 번씩 알아봐 드리겠다 하고 인사를 하였다고 했다. 그리고 2, 3주 후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두 번이 왔는데, 한번은 운전 중이었고 한 번은 다른 고객과 상담중이어서 전화를 받지를 못하다가, 세 번째 전화 때 통화를 했는데, 왜 그때 알아봐 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었느냐? 그제야 생각이 났다. 아! 그랬구나. 알아 봐 드린다고 했구나. 고객께서 화가 났다. 왜 전화를 안 받느냐, 계약을 캔슬했지만 알아봐 준다고 했지 않았느냐, 왜 처음과 끝이 다르냐, 일이 진행 중일 때는 그렇게 잘 해주다가, 일을 캔슬했다고 전화도 안 받고, 이렇게 달라지느냐, 등등 화가 많이 나셨다.

죄송합니다. 여러 일들을 한꺼번에 처리하 다보니 우선 진행 중인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하고, 또 일단 손님의 일은 캔슬되었고, 또 캔슬된 일은 아무래도 후순위로 처리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우선 진행 중인 일에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었다. 손님 일은 그만 잠시 잊어버렸다. 미안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변명도 돌려서 부드럽게 했으면 좋았을 것을, 너무 솔직하게 있는 대로 설명한 덕분에 고객께서 더욱 맘이 상한 것 같다. 물론 고객의 성격이 워낙 섬세, 세밀하여, 수많은 경우를, 수도 없이 생각하고, 수도 없이 질문하는 바람에, 그간 실무자들이 꽤나 힘들어 하였으나, 그럴수록 더욱 친절하고 자세히 충분히 안내를 해드렸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5년여를 든든한 믿음으로 지내온 손님과 저의 사이가 단 한순간의 실수로 다시는 전화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뀌었으니,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한번 고객은 평생 고객”이란 배너도 이제 내려야 하는지 마냥 후회만 된다.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제이슨 성
(661)373-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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