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은행차압 매물 오퍼 때 융자 사전승인 미리 받아야

2009-07-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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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 이곳 캘리포니아는 지난 몇 달간 지속된 이상기온 현상이 언제 있었냐는 듯 전형적인 여름을 느끼기에 충분할 만큼 무더운 날씨가 기승을 떨치고 있다. 지난 독립기념일에서 보았듯 이번 연휴는 다른 해와는 달리 불경기로 인해 화려한 불꽃놀이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불경기로 인해 마음의 여유조차 사라지는 것을 느낄 때 씁쓸한 기분이 들지만 하루 빨리 경기가 회복되어 누구나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날들이 오기를 기원해 본다.

이번에는 은행차압 물건에 오퍼 넣을 때 몇 가지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보자. 최근 들어 차압 매물에 대한 경쟁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30만 기준으로 10~15% 이상 올려 써도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얼마 전에 밸리 지역에 있는 한 차압 매물에는 5일 동안 무려 70개가 넘는 오퍼가 밀렸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더구나 은행마다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오퍼 넣는 조건만 완화된다면 100개 이상 오퍼를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은행 물건이 나오면 오퍼를 넣기 전에 많은 은행들이 자기 은행에서 미리 융자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단 융자 승인을 받고서 바이어가 원하는 은행이나 융자회사에서 융자를 해도 상관이 없지만 바이어는 이 승인을 받기 위해 크레딧도 여러 차례 뽑아 보아야 하는 등 같은 일을 두세 번이나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가장 큰 이유야 에스크로 들어가기 전에 바이어가 그 집을 살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시간과 노력을 아끼자는데 있지만 보이지 않는 진짜 이유는 아마도 자기 은행에서 융자를 받게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가격 좋은 차압 매물을 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거쳐야 되는 단계 중에 하나다.

문제는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자기 은행 특정인으로부터 융자 승인을 미리 받아야 할 경우 일이 여간 복잡하고 성가신 게 아니다. 무엇보다도 은행마다 요구하는 서류가 조금씩 다를 뿐 아니라 전화 연락 자체가 안 되어 오퍼 마감시한까지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도 많이 보아왔다. 이러한 일들이 경기가 회복되고 부동산 마켓이 나아지면 모를까 한동안 바이어와 은행 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또 하나 차압 매물을 넣을 때 알아야 될 것은 일반 매물과 달리 오퍼를 넣은 후 답을 얻기까지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차압 매물 중 은행이 아닌 회사나 개인이 사서 마켓에 내놓는 경우는 오퍼를 넣고 답을 얻는 시간은 비교적 빠른 편인데 대형 은행의 경우 최소한 마켓에 나온 지 5일 동안은 아무리 많고 좋은 오퍼가 있다 하더라도 답을 안 주고 기다리게 하는 것을 규칙으로 한다. 그러나 주말이 포함될 경우 심지어 10일 넘게 답변을 못 듣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요즘 같은 마켓에는 이러한 시간이 길면 길수록 바이어나 에이전트 모두 피를 말리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봐야 한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은행차압 매물에 오퍼를 넣을 때 알아야 것들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내와 노력을 쏟아서 딜만 성사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현재는 감사해야 될 정도로 마켓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에릭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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