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종된 한국 민주주의

2009-07-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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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원(엘머스트)

요즘 답답한 한국사회를 지켜보면서 마음이 아픈 것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개인적인 무기력함 때문이다. 그저 보고 있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안타까운 현실은 나 스스로가 무언가 해야 한다는 조바심과 강박관념을 갖게 한다.
어쨌건 시간은 흘러 4년후가 되면 보수건 진보건 간에 정권은 바뀐다. 남은 4년이 암울한 건 현 정권을 비판하고 올바른 정책을 이끌어낼 아무런 대안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야당이나 시민단체들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런 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라는 충격적 계기가 있었다. 이유가 어디에 있건 역사 앞에 참담하고 현실 앞에 분하고 억울한 건 나 뿐이 아닐 것이다. 어쩌겠는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난 일이 되었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노사모의 존재의 이유를 상실함을 상징힌다. 노사모는 해체되어야 한다. 특정한 한 개인을 사랑하는 모임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모임으로 아니 정확하게는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모임으로 거듭나야 한다.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새로운 대안세력이 되어야 하는 것은 노사모가 지닌 특수성과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찾아지는 가치가 아니다.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는 가치이기에 다시한번 묻는다. 군사독재에 저항하며 소중히 가꾸어온 의리의 민주주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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