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산 전문가를 꼭 찾아야하는 이유

2009-07-02 (목)
크게 작게
지금까지 대부분의 한국에서 이민 온 1세는 아무런 유산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생활에 얽매여 오로지 자녀들이 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결국 인내와 끈기로 결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성장한 한인 2세들이 각종 전문분야는 물론 할리우드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민 1세들이 유산계획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2세들이 높은 상속세와 유언검인비 등 복잡한 마국 유산법으로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유산계획을 하지 않거나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유언검인 (Probate)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은 매우 길며 돈도 많이 듭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유산법은 매우 냉담합니다. 부모를 열심히 모신 자녀와 그렇지 않은 자녀를 분간하지 않습니다. 남편이나 아내 곁에서 정성껏 병간호를 한 배우자와 외도한 배우자를 분간하지 않습니다. 또한, 부모의 사망일로부터 9개월 내로 자녀들은 상속세를 현금으로 국세청에 내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유산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유산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보다 유산계획을 잘못 세우는게 때론 더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고객 중 한 분이 자기 친구분이 아무런 유산계획을 세우지 않고 사망해서 Probate와 상속세로 힘들어하는 친구분의 자녀들을 목격했습니다. 본인의 자녀들은 그런 고생을 시키지 않겠다고 고객님은 다짐하고 변호사를 찾아가 유언장을 만들었습니다. 몇 년 뒤 다른 변호사한테 리빙 트러스트 (Living Trust)를 만들고 집을 트러스트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몇 년 뒤 다른 변호사한테 두번째 트러스트를 만들어서 가게를 트러스트로 옮겼습니다. 얼마후 첫번째 트러스트로 넣었던 집을 두번째 트러스트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또 몇 년 뒤 세번째 트러스트를 만들려고 저희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뭐가 문제냐고 하시겠지만 유산계획은 상당히 세분화된 분야입니다. 유산계획을 전문으로 하지 않는 이상 변호사들도 많이 힘들어하는 분야입니다. 불행히 고객님이 찾은 변호사들은 모두 유산전문 변호사가 아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언장도 트러스트도 원본을 모두 당시 담당했던 변호사한테 맡겼던 것이었습니다.

리빙 트러스트의 장점 중 하나는 언제나 수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따라야하는 올바른 절차가 있습니다. 또한 재산을 트러스트로 옮겼을 경우 더욱 신중해야합니다. 예전의 문서들을 무시하고 무작정 새로운 트러스트를 만들면 안됩니다.

이미 트러스트가 있을 경우 우선 예전의 문서를 검토하는게 좋습니다. 저희는 첫번째 트러스트로 집을 옮겼을 때 작성한 집문서를 검토하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리빙 트러스트가 수정불능이라고 되어있었습니다. 물론 수정이 불가능한 트러스트도 있습니다. 하지만 리빙 트러스트는 주로 수정이 가능하도록 만듭니다. 또한 고객님은 수정불능 트러스트를 만들도록 부탁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고객님이 잘못 기억하는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변호사가 문서를 잘못 작성한 것이었을까요? 확인하기 위해 예전의 변호사를 연락해 트러스트를 달라고 했으나 트러스트가 없다고 했습니다.

한번 수정불능 트러스트로 재산을 옮길 경우 내용을 바꾸기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습니다. 재산을 뺄 수도 없고 상속에 관한 내용도 바꿀 수 없을 수 있습니다.

유산계획을 세우면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안한 것만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산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경력 있고 본인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유산계획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게 중요합니다.

김준 변호사/ 한미 유산계획 법률사무소 변호사
(800)793-5633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