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마이클 잭슨의 죽음

2009-06-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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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것이다.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과 식물도 죽음은 피할 수 없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생물까지도 죽음은 피할 순 없다. 세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죽음의 때가 언제이냐가 문제지 반드시 찾아오는 것이 죽음이다. 중국의 진시 황제 같은 사람은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으나 그도 죽었다. 그는 불로초를 찾아오도록 중국 천지에 신하들을 보냈으나 허사였다. 불로초가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도 불로초는 없다. 사람이나 다른 모든 생명체는 반드시 죽게 돼 있다. 물질인 육신이 죽음을 맞아 그 육신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런데 죽음도 죽을 때가 되어 죽는다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것은 나이가 들어, 즉 연로하여 자연스레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도 한창 활약할 수 있는 팝의 황제라 불리어지는 마이클 잭슨이 급성 심장 정지(cardiac arrest)를 일으켜 갑자기 사망했다. 1958년 8월29일
생이니 만으로 50이 된다. 6월25일 오후 LA 자택에서 갑자기 심장정지(마비)를 일으킨 그는 UCLA 메디칼 센터로 급히 옮겨졌으나 소생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그가 병원으로 옮겨지는 동안 그의 어머니가 동행했다.


급성심장정지 증상은 3분 이내에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이 상태는 3분 이상 지속되면 뇌가 손상을 받게 되고 5분이 넘으면 사망하게 되는 증세다. 같은 날 또 다른 미국의 연예인이 사망했다. 1970년대 TV 시리즈인 ‘미녀 삼총사’(Charlie’s Angels)의 한명으로 섹스심벌이었던 파라 포셋이다. 62세인 그녀는 직장(항문)암으로 투병 중이었고 이날 그녀도 심장마비로 죽었다. 금발을 날리며 괴한을 퇴치하던 그녀의 TV 방송 장면이 지금도 떠오른다.
안타까운 것은 영화 ‘러브 스토리’의 남자 주인공이었던 라이언 오닐(68)이 그녀와의 재결합(1980년 결혼·1997년 이혼)을 위해 그녀에게 청혼했고 그녀는 최근 받아들였다. 그리고 멋있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오닐은 그녀와 친구로 지내오다 암이 발생한 2006년 9월부터 그녀를 극진히 간호해 왔다고 한다.

팝으로 세계를 재패했던 마이클 잭슨. 그는 흑인이었지만 백인으로 죽었다. 그는 자신의 낳아진 얼굴이 싫어 성형수술을 여러 번에 걸쳐 받았다. 또 피부가 하얗게 변하는 백반증으로 얼굴이 백인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얼굴의 골격까지도 바꿔버려 어릴 때의 그의 모습과 성형수술 후의 그의 모습은 거의 다른 사람을 연상케 한다. 그가 죽은 날 미국의 많은 방송들은 그의 생애와 뮤직비디오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자지러지는 수많은 팬들의 모습을 본다. 그걸 볼 때 그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열광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의 음반들은 ‘오프 더 월’(1979년 제작)이 1780만장, ‘스릴러’(1982년 제작)가 5890만장이나 팔려나가기도 했다. 그는 1996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했고 2001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 ‘공연자’ 부문에 오르며 지상 최고의 팝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그런 그에게도 슬픔과 아픔은 늘 따라 다녔다. 1994년 엘비스 프레슬리의 딸인 리사 마리와 결혼식을 올려 19개월 만에 이혼한다. 1996년 간호사 데비 로우와 재혼해 3년 후 이혼한다. 데비 로우와의 사이에서 인공수정으로 낳은 아들 프린스 마이클 주니어와 딸 패리스 마이클 캐더린이 있다. 그에게 다시없는 몰락과 쓰라림을 가져온 것은 아동 성추행 혐의였다. 두 번에 걸친 아동성추행혐의(1차 합의금 2000만 달러. 2차 승소)로 그의 명성은 몰락을 향해 치달렸다. 그는 오는 7월 영국에서 열려고 했던 컴백 콘서트로 재기를 앞두고 사망한 것이다.

32년 전 42세의 나이로 사망(1935-1977)한 엘비스 프레슬리. 그는 로큰롤의 황제였다. 그의 뒤를 이어 50세로 사망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라이언 오닐과의 재결합을 눈앞에 두고 62세로 사망한 파라 포셋. 불로초로 영원히 살아보려 했던 진시황. 그들은 갔지만 그들은 또한 살아 있다. 후세 사람들이 혹은 역사가 그들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은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계속 살아있는 것들이 있다. 그들의 이름과 업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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