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억해야 할 소중함

2009-06-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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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유 (IT 컨설턴트)

어제는 6.25였다. 애국조회를 하며 되새긴 때와는 달리 수 년 동안 잊어버리고 가끔씩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6월 25일자 뉴스라는 소리를 들을 때, ‘아 6.25구나’ 했던 기억이 난다. 왜 잊혀져 갔을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어떤 일이든 간에 근본을 벗어나 수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바뀌어가는 숫자를 보고 우리는 투자를 하고, 어렸을 때 어른들 몰래 마셨던 커피가 어느 커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다양한 종류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입는 옷은 이제 더이상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예전과 같이 이야기 해주질 않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눈부시고 빠른 진화를 거듭해 왔고 우리의 생각은 이를 그림자처럼 따라왔다.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가 잊은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기억하는 것은 무엇일까? 59년 전에 시작된 분단을 통해 우리가 그토록 분석, 토론, 연구, 교육을 거듭해 얻은 것은 무엇일까? 이렇다 할 평가를 내릴 수는 없으나, 우리는 경제 능력의 차이, 지역감정, 세대차를 바탕으로 59년 전 시작된 똑같은 아픔을 작게는 가족의 단위에서 크게는 나라 전체에서 겪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잃었고 잃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억을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59년 전에 피 흘림 없이는 불가능한 민주주의와 자유를 가져다준 고귀한 영혼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국인으로써 잊지 말아야할 자긍심이 있듯이 한국인으로써 잊으면 안 되는,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그런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수많은 배우와 가수들의 인적사항을 줄줄이 외우고 다니지만 7년 전 서해교전 때의 희생자들은 기억하지 못했다. 우리를 위해 희생한 자들이 지켜낸 ‘대한민국’과 우리가 그토록 축구를 보며 외친 ‘대한민국’은 무슨 차이였을까? 깊어져가는 일상의 소용돌이 속에 살고 있는 우리지만, 우리는 좀 더 소중한 것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를 여기에 있게 해준 많은 전사자들의 고귀
한 희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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