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불황의 끝 보인다

2009-06-25 (목)
크게 작게
불황의 끝이 보이려나?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한 가닥 희망을 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어제 발표돼 희소식이 되고 있다. 유 에스 투데이와 갤럽이 지난 5월 한 달 동안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54%가 지난해보다 악화된 재정상태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으며 또 전체 중 59%가 내년에는 재정적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또한 과반수이상이 향후 주식시장이나 경제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았다고 한다.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이 결과는 100% 맞는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반수이상이 본 내년의 경기전망이 일단은 낙관적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경기침체 상황은 사람들의 위축된 심리가 더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야기된 경제대란은 그 여파가 전 세계에 불어닥쳐 실업자 양산, 금융회사, 은행, 자동차 회사 도산 등 엄청난 여파를 몰고 왔다. 이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미국은 정부차원에서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썼지만 쉽게 이 위기에서 벗어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아직까지 그 회오리가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현실에서 ‘낙관’이라는 소리는 말만 들어도 너무 반갑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이 보는 예측 중에는 여전히 지금의 경기침체가 장기적인 불황의 서곡이라는 견해도 있긴 하다. 2년 내에 세계경제가 또 한 차례 위기로 더블 딥 침체현상을 겪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식시장의 상황이 올해 말경 하락세를 보이다가 다시 한 번 대폭락을 맞은 뒤 2011년에 바닥을 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의 이런 지적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지금의 경기상황은 무조건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계속 안 된다, 안 된다 하다보면 점점 더 늪으로 빠지게 되어 있다. 갤럽의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우리도 경기가 더 좋아질 거라는 생각으로 지금의 고비를 넘겨야 한다. 실제적인 침체보다도 더 위험한 것이 심리적인 침체라고 하지 않았는가. 사실이다. 안 된다, 안 된다 하다보면 접시 물에 빠져도 코가 깨지는 법이다. 상황이 나쁠수록 더 잘 될 것이라는 긍
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지금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야 한다. 최근 미국은행들의 실적이 투자은행 부문의 부활 등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어둠 속에 희망적인 예고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어둠이 가면 새벽이 오게 마련이다.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면 분명 밝은 날이 올 것이다. 눈앞에 빛이 보인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