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람의 참 가치

2009-06-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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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숙 (유스 앤 패밀리 포커스 대표)

타인을 사랑할 때는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 있을지라도 아픔이나 상처보다 참기쁨과 행복, 보람을 느끼게 마련이다. 반면 그렇지 못할때에는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 고통을 동반한 자기희생이 되며 그 안에는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게된다. 자기폐쇄, 자기학대까지도 말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 즉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참 가치를 아는 바탕위의 사랑은 자신의 삶도, 타인의 삶도 발전시키고 성숙시키게 함으로써 인생의 만족감 까지도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삶에서 사랑이 참으로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그것이 정신적이든 정서적이든 혹 영적이든지…1년이 넘도록 전화로 타주에 계신 분의 상담전화를 받고 있는 케이스가 있다. 절망적이고 비참한 기분으로 내게 전화를 해온, 그것은 다름아닌 자신의 성장한 아들의 삶 때문이었다. 그 아들
은 괜찮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삶이 너무 처절하고 고달펐다. 동성애 파트너와 뉴저지에서 동거하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먼 타주에 있는 부모님과의 사이도 상당히 힘들었다. 직장에서 겨우 벌어들이는 돈으로 대학 학자금 융자금을 갚아나가고 방값과 생활비를 치르고 나면 늘 생활이 아슬아슬했다. 그러다 예상외의 지출이라도 생기면 영락없이 먼곳에 있는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형편에 그나마 마약문제로 직장에서 해고까지 당했다.


초등학생 과외지도를 해가며 가까스로 생계를 꾸리고 살아가는 아들에 대해 기가막힌 어머니는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내게 하소연을 한다. 설상가상 서른이 다 돼가는 큰 딸은 한술 더 떠 “그건 그 아이의 자유이고 선택이다. 우리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단다. 전화를 통해 아들의 성장과정과 부모와의 관계성, 그리고 성향, 성격 등을 분석할 때 아이는 자신이 부모에게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지, 소중한 존재인지에 대해 매우 자신이 없고 그 내면에는 부모의 관계로부터 해결받지 못한 크고 작은 많은 이슈들이 있는 불안한 자아를 가지고 있었다. 불안한 자아의 공통점은 자존감, 자긍심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불안한 자아를 가진 그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접근해오는 그의 동성애자는 이제 그에게 의지하고픈 뿌리칠수 없는 거대한 유혹이 된 것이다.

술, 마약, 인터넷 중독 등과 같이 이러한 증상들의 공통점도 낮은 자존감의 불안한 자아인 것처럼 동성애자들도 이와같은 증상이 있음을 유스앤드 훼밀리 포커스의 상담케이스를 살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러기에 이들을 정죄하고 판단하기 보다는 가엾게 여기는 자세와, 그리고 그들이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내면의 아픔을 치료해주는 자세가 적극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1년이 넘도록 이 어머니의 눈물의 기도와 오랜 참음으로 아들을 받아주고 대하는 것으로 부모와의 관계성이 많이 향상되어졌고 이것으로 인해 아들이 그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준비가 서서히 마련되고 있다. 이 아들이 자신의 참 가치를 알게 될 경우 자신의 사랑에는, 서로의 삶을 인격적, 정신적, 정서적 ,영적으로 발전, 성장시키는 관계성을 포함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사랑의 본질이 빠져 있다는 것을 알고 부모와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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