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미정상회담과 한반도의 평화

2009-06-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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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평 (정치학박사, 커네티컷 주립대 명예교수)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한 대북정책의 원칙을 천명하고 한미동맹의 공동 비전을 홍보하는 기회가 되었다.
한국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이번 회담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과연 그랬을까, 아니면 과장된 보도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인과 학자도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사상과 이념에 있어서는 매우 이질적인데 어떻게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그렇게 합의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선 두 사람의 성장배경과 교육과정, 정치적 행보를 비교해 본다면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너무도 다르고 합의할 수 있는 점은 매우 적고 거의 상대가 되지도 않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CEO 출신이기 때문에 미국의 19세기 자본주의 사상과 돈이면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보유한 재벌 출신이다. 그 반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 반대의 길을 걸어 온 사람이다. 베스트셀러가 된 오바마의 자서전 ‘아버지로 부터의 꿈 (Dreams from
My Father)’과 ‘대담한 희망 (The Audacity of Hope)’을 읽어본 사람은 누구나 다 오바마 대통령의 성장배경과 그의 정치이념에 대하여 동감할 뿐만 아니라 감동을 받아서 그를 지지하는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도 많이 생겨난 것이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극단적인 보수주의자 부시 대통령과 많이 닮은 점이 있다고 한다. 부시는 미국의 일반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식층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그 반면에 오바마는 하와이에서 아프리카의 흑인 유학생과 캔사스 출신 백인 여학생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유색인종이다. 미국의 200여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16대 링컨대통령이 흑인노예를 해방시킨 지 100년이 넘어서 비로소 흑인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것이다. 경제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전통적인 자본주의 이념에 심취되었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루즈벨트 대통령의‘뉴딜 정책’에 가까운 자유주의 정책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
라서 미국의 수천만의 빈곤층에게 의료보험의 혜택을 주기 위해 오바마 정부는 정부주도의 의료혜택(메디케어)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백만장자인 부자들의 세금으로 빈자들의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오바마 정책을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다.

경제 대공황이 생겼던 1929년 허버트 후버 대통령 시대와 조지 W. 부시 시대를 비교할 때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 ‘빈익빈, 부익부’ 라는 말이 있다. 부자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빈부의 격차를 해소하고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중류사회의 한사람으로 평등하게 산다는 것이 복지사회의 이념이다. 영국의 노동당 정책이 그러했고 스캔디나비아의 국가들이 복지국가의 정책을 선택하여 성공한 것이다. 현대 중국도 공산주의 정책을 버리고 개혁과 개방 정책으로 전환했으며 복지국가의 경제정책을 실행한 후 오늘과 같은 강성대국을 30년 내에 건설한 것이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의 복지국가의 모델이 성공하여 우리 한국의 모델이 될 수 있겠는 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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