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한반도와 핵문제

2009-06-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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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목회학박사

금년도 반 해가 지나가고 있다. 반 해란 1년의 반으로 벌써 6월도 중순이 되어 달리고 있다. 1월1일이 되어 새해를 맞이하는 기분에 들떠 있던 것이 어제일 같은데 세월이 화살처럼 빨리 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6개월 동안 한반도를 중심해 일어난 사건들을 보면 시계의 추와는 관계없이 세상은 많은 사건을 안은 채 돌아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반도의 남쪽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그 여파로 야당은 장외 투쟁을 벌이며 흐트러진 민심을 사려하고 있다. 여당은 여당대로 민심을 수습하려 안간 힘을 다하고 있다. 북쪽에서는 핵실험이 실시됐고 후계자가 김정운(26)으로 낙점됐다. 핵실험 결과는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핵폭탄과 맞먹는 폭발력이라 한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미국은 부시 정권 때(2008년 10월12일) 풀어줬던 테러지원국 해제를 다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엔은 유엔대로 안보리가 소집돼 북한을 압박하는 제재를 더
욱 강도 높게 실시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억류된 미국 여기자(한국계 여기자 한 명 포함) 두 명을 재판에 회부해 지난 8일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미국과 유엔이 북한을 압박하자 그 카드로 두 명의 미국 여기자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두 기자의 석방을 위해 미국은 백방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쉽지가 않을 것 같다. 북한은 최대로 이 카드를 이용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과 유엔이 북한의 핵실험을 압박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 평화 유지에 그 이유가 있다. 이미 미국은 2001년 9월11일 일어난 쌍둥이 빌딩 테러 폭발로 테러가 얼마나 끔찍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이 핵을 만들어 테러국에 팔아 테러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핵실험을 막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북한은 핵을 개발했고 실험했다.

이제는 팔 일만 남았다. 테러국으로 핵이 팔려 나가면 또 언제 어느 때에 미국과 자유세계의 심장부에 핵이 떨어질지는 아무도 장담 못하는 일이 된다. 그러니 미국과 유엔은 전 세계의 안녕과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북한으로부터 핵실험을 하지 못하게 하고 설령 핵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판매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은 이미 이번 핵 실험 결과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핵실험을 통한 핵보유국의 지정이 그들의 전술이다. 체제 유지를 위한 북한의 전술은 제 3대로 이어지는 김정운의 앞날을 보장받자는 것이기도 하다. 그 누구도 북한을 건드리면 핵으로 맞서겠다는 것이 그
들의 벼랑 끝 전술일 것이다. 한 마디로 너 죽고 나도 죽자는 것이 그들의 전술이다.

전 세계에서 핵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이 있다. 이들 5개 국가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된 나라들이다. 러시아가 16,000여개, 미국이 1만 여개며 중국은 130여개, 영국은 200여개, 프랑스는 35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NPT 인정은 못 받았지만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있는 인도(75~115개)와 파키스탄(65~90개)이 있다. 잠재적 핵보유국에는 이스라엘(75~200개 추정)과 이란이 있다. 이스라엘과 공동 핵실험을 한 남아공은 1990년대 이후 핵계획을 폐기했다. 북한(5~10개 추정)은 국제사회로부터의 핵보유국 인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그리고 과거 핵개발 의혹을 받았거나 계속 받는 국가들은 리비아를 비롯해 이라크,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등이 있다.

칼 그 자체는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다. 핵도 마찬가지다. 핵 그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핵을 인류를 위해 사용할 때, 즉 핵발전소 같은 것을 지어 이용한다면 사람을 위해 아주 잘 사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강도의 손에 들려지면 칼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되듯이 핵도 테러를 위해 사용되면 사람을 무더기로 살상하게 될 살인무기로 변하는 것이다. 한반도가 아시아 동북아지역 내 평화를 깨는 쟁점의 핵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너 죽고
나도 죽자가 아닌 너도 살고 나도 살자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남과 북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혜의 모음이 필요한 때다. 잘못된 용도로 사용되려 하는 핵개발이라면 어떤 핵개발도 제재되고 금지되어야 할 것이다. 금년의 반 해란 세월이 지나가고 있다. 시계의 추와는 상관없이 모든 문제를 안고 돌아가고 있는 세상사. 하루하루 무사히 살아가는 것만도 다행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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