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한 사회가 되려면

2009-06-12 (금)
크게 작게
유인욱 (뉴욕시 HPD 프로젝트 매니저)

심리학은 실험에 근거한 통계적 자료를 많이 사용한다. 가장 기본적이 것이 정상분포곡선(normal distribution curve)이란 것이다. 대개 사물이나 현상의 분포는 정상, 보통, 평범한 것이 중간에 많이 분포돼 있고, 좌우 양극단으로 갈수록 빈도가 적다고 한다.보신각 종 모양 보다는 옛날 초등학교 교무실 유리창 밖에 걸려있던 학교 종 모양과 비슷한 것이다. 결국 보통상식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많고 조금은 부족한 사람들이 있고 잘나고 똑똑한 사람도 더러 있는 그런 사회가 건강하고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사회이다. 이 종 모양은 사랑으로 가득 채워질 때만 그 형태를 유지하고 행복한 사회가 된다.

요즘 한국은 조기유학생으로, 무비자 관광객으로 인천공항이 붐빈다고 한다. 또 경제는 세계 10위권이면서 이혼율은 세계 선두를 달린다고 한다. 결국 돈 많이 벌어서 살만하니 가정이 파괴되는 결과가 온 것인지 모르겠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 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이리저리 만나서 살아보다가 싫어지면 헤어진들 어떠하리...”


이것이 행복추구의 원리가 아니겠느냐고 강변하는 요즘 젊은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세상이 그런데 어쩌란 말이냐”고 말하기도 한다. 사랑의 본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변하지 않고 사랑, 믿음, 소망 중에 믿음(trust)이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믿음없이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요사이 젊은이들은 고무신을 신어보고 사듯이 이 사람 저 사람 사귀어보고 자기 마음에 맞을듯한 사람과 살아보고 괜찮으면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약혼이란 혼인을 약속하는 것이고,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결혼식이라는, 사회적 규범으로 정해진 의례 절차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파혼은 주고받은 물건만 다시 되돌려 받으면 된다. 그 동안의 주고받은 쾌락은 피장파장이다. 이혼은 위자료와 자녀 양육등 문제는 더욱 까다로워지게 된다. 그래선지 요즘 결혼연령이 예전보다 늦어져 30세 이후가 보통이라고 한다. 매우 이기적인 현상이 반영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젊은이들이 책임없이 즐길 수 있는 쾌락의 시간을, 소위 교제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천생연분, 정조관념, 조강지처, 백년해로... 이런 말들은 점점 고사성어가 되어간다.

밖으로 나타나는 인격(personality)이란 원래 라틴어의 가면(persona)이란 말에서 기원되었다. 그래서 인생을 ‘한 편의 연극’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성친구의 그럴듯한 외모나 행동, 지위에 기준을 두지 말고, 서로 양심(conscience)의 교류를 나누는 젊은이들이 되었으면 한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지 되풀이되서는 안 되며, 용서는 잘못한 사람이 먼저 구하는 것이다. 사
랑이란 이름으로 악하고 추한 것이 모두 다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자녀는 지금 어디서 누구와 무얼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보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