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또 낙하산 인사 논란인가

2009-06-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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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기 평통의 인선문제가 또 다시 한인사회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년마다 실시되는 평통인선은 이번에도 예외없이 한인사회에 큰 잡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총영사관에서 한국의 평통 사무처로 올린 명단 외에 다른 인사들의 이름이 자문위원으로 추가된 것과 함께 당초 총영사관의 자문위원 명단에도 없던 인사가 회장으로 임명돼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런 식의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매번 한인사회가 시끄럽고 갈등이 빚어져 이번에는 이를 막기 위해 현지 총영사관에서 대상을 선정, 본국으로 올리는 인사들을 자문위원으로 선정한다는 게 평통 사무처와 총영사관의 그동안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그런데 올해도 총영사관이 평통 사무처에 보낸 156명의 명단 외에 한국에서 29명이 더 추가 선정됐으며 회장도 자문위원으로조차 추천되지 않은 인사로 전격 발표되면서 한인사회가 또 한 번 시끄럽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 평통위원들은 ‘원칙을 무시한 낙하산 인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이것이 동포사회 정서를 무시한 행태가 아니겠느냐며 평통 사무처가 이번 선정에 앞서 현지 공관에서 추천된 인사외의 낙하산 인사는 절대 없을 것이라는 방침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추천명단에서 빠졌던 29명이 포함된 것은 또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장으로 임명된 강현석씨는 현지 총영사관이 처음 자문위원 추천을 제의했을 때는 고사했으나 한국정부의 회장임명은 받아들이겠다고 해 많은 한인들이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대체 평통이 뭐길래 이렇게 한인사회를 흔들면서 시끄럽게 만드는가. 평통은 한국정부 산하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으로 남북통일을 한걸음 앞당긴다는 취지하에 해외한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취지로 조직된 기구다. 그런데 이렇게 매번 시끄러운 건 자문위원 선정이나 회장 임명에 원칙을 지키지 않고 투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해서 한인사회에 갈등이 빚어질 경우 평통은 애초의 설립취지와 동떨어진 것일 뿐이다. 이제는 이런 비정상적인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 총영사관을 거쳐 인선을 해야 한다는 원
칙이 지켜진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이를 바라보는 한인들은 식상해하고 위화감을 느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한인사회에 분란을 조성하고 잡음을 일으키는 일이 생긴다면 평통무용론에 설득력이 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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