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를 죽인 사람들은 이들이었다

2009-05-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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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주(전 축구협회 부회장)

탈도 많고 한도 많은 세상사 어디 내 뜻대로 되는 것이랴. 하지만 서로가 자중하고 개인의 영달 아닌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먼저 갖게 되면 어이 더럽고 추한 일들이 일어나리오.많이 먹고 적게 먹은 액수의 차이는 있으되 국가와 민족 앞에 죄인 아닌 자들이 없는 대한민국 정치판의 뉴스가 나의 마음을 저미게 하였다.

나는 한 사람의 죽음이 슬픈 것이 아니라 정치를 하고 본을 보여야 할 자들이 보여주는 한심한 꼴이 슬픈 것이다.국가대사는 혈연과 관계가 없으며 인정이 필요치 않은 곳으로, 본인의 목숨과 명예를 걸고 당대에 임기동안 열심히 일해서 청렴함과 치국의 능력을 발휘하여 본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만, 수십 만 명 씩 편 가르기로 상대 정치인을 씹어대고 흔들어 대어 자신들의 입지를 높이려 하는, 아수라장만 보일 뿐 진정한 치국 정치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책대결이 아닌,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위해 결집되고 밑천없이 재벌이 되기 위한 방편으로 권력을 잡는데 목숨을 걸고, 이후 국가와 민족은 자신들의 이용물에 불과한 매개체로 생각하는 자들이 애국지사로 변신하는 묘한 세상이 되었다.진정한 애국심의 발로에서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이 물론 많을 터이나 그보다는 한편에 붙어 자신의 영달을 국가와 민족 위에 우선순위로 올려놓는 자들이 어디 한둘일까...

흘린 설탕물에 개미떼 달라붙듯 권력의 앞잡이로 변신하여 바글거리는 뭔 사모, 뭔 사랑, 뭔 라이트, 그대들의 편 가르기에 국가는 절단나고 민족은 분열되고 우리 자신들의 현주소와 정체성은 갈 곳을 잃어버렸다.그는 그의 안목을 흐리게 하는 자들을 멀리했어야 했다. 그리고 권위를 세우고 말함에 신중함이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불행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굵고 짧은 인생을 살다가 세상을 등졌다. 그의 등을 떠다민 자들의 잘못을 그는 알고 있었을지 알 수 없지만 그는 모든 것을 자신의 죽음으로 갚고 떠났다.그가 죽지 않았으면 그는 세상의 놀림감이 되었을 것이나 그는 죽음으로 자존심과 권위를 세운 풍운아였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의 명예는 실추됐었으나 이제 잃어버린 명예를 어느 정도 되찾았다고 생각한다.

그를 후원하던 사람들은 누구에게도 적대감을 갖지 말고 지금부터 원점으로 돌아가 국가와 민족 전체를 생각하는 슬기로운 사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모두가 같은 조상들의 후손들로 혈육이 분명하건만, 물고 뜯는 것은 부모를 때려죽인 원수를 대하듯 하는 그대들이 너무 안타깝게 생각이 된다.이제 제발 서로 좀 흔들지 말자. 용기와 희망이 가득한 격려의 메세지를 무더기로 날려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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