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름다운 사람들

2009-05-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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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름답다라고 말할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키가 크고 날씬하고 사지가 온전하게 잘 발달되고 외모가 잘 생긴 사람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꼭 육체적으로는 그러하지 못하더라도 정신적, 영적으로, 자세나 태도가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더 많이 아름다워 보인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교제를 하면 세상도 더욱 아름답고 즐거운 세상으로 느껴지게 된다. 지난 한주 동안 나는 운이 좋게도 그런 사람을 세사람이나 만나게 되었다.


첫번째 사람은 가디나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 모사장이다. 그분은 그곳에서 오랜 세월동안 10여명의 종업원들과 함께 회사를 운영해 오면서, 종업원들과 꾸준하게 자신의 가족처럼 돈독한 유대를 지켜온 분으로 유명하다. 그러면서 매년 정부에 보고하는 세금보고도 단 일불의 오차도 없이 정직하고 정확하게 보고해 오기로 유명한 분이다.

그런데 세금보고를 말하기로 하면 LA에서 자영업을 하고 계신 최 모 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 이분은 전액 현금장사를 하고 계신데, 매달 들어오는 수입만 해도 모두 현금으로 수만 달러에 달하지만, 정말로 단 한푼도 빠짐없이 모두 수입으로 정리하여 매년 수십만 달러의 세금보고를 어김없이 해 오고 계시다.

그리고 다음에 소개할 분은 LA에서 유명한 가정용품점을 운영하고 계시는 김 모사장님이다. 아내가 한달여 전에 압력밥 솥에 필요한 부품을 주문하고 돈을 지불였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아 내가 확인전화를 걸어 담당 종업원에게 알아 보았더니, 잘못된 부품이 주문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부품은 이왕에 주문되었으니 그냥 받아서 쓰기로 하고, 실제로 필요한 오-링을 다시 추가로 주문하고 부품이 도착하는 대로 대금을 우편으로 지불하기로 서로 합의하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후에 부품이 우편으로 도착하였는데 막상 봉투를 열어보니 필요한 오-링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얼른 전화를 걸어 오-링이 도착하지 않았다고 말하였더니 그 종업원은 자신은 분명히 보냈다고 말하면서 다시 잘 찾아보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다시 찾고 자시고 할 것도 없는 것이, 사방 10센티미터의 그 조그만 봉투에 어디 숨겨질 곳도 없었다. 그리고 함께 동봉한 인보이스를 보니 그곳에도 분명히 처음에 주문한 한가지 부품만 적혀 있었다.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어 인보이스 이야기를 하고 한가지 밖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이번에는 선불하기 전에는 오-링을 보내줄 수 없다는 투로 말을 하였다.

그래서 약간 화난 목소리로 매니저와 통화를 하게끔 해 달라고 하였더니, 그 종업원은 사장님을 바꾸어 주었다. 자초지종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난 여사장님은 얼른 조금도 염려말라면서 자기가 오늘 저녁에 그곳을 지나가니까 저녁에 전화를 하고 약속해서 만나자고 말하였다. 나는 또 마침 나사 한개도 필요한 터여서 얼른 그러면 오시는 길에 나사도 한개 더 가져오시면 함께 돈을 지불하겠다고 대답한 후,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사장님은 그날 저녁에 전화를 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기대에 어긋난 실망한 기분으로 회사에 출근하였는데, 그 여사장님은 일찍 전화를 하여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으니 15분만 기다리라고 하였다. 약 20분쯤 후에 조그만 흰색의 조그만 폭스 바겐이 급히 파-킹장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여사장님은 그 차안에서 먼저 오-링이 담긴 봉투를 나에게 건네 준 후, 핸드백을 이리저리 찾더니 꼬깃꼬깃하게 접은 조그만 봉투를 하나 찾아 내게 건네주면서 미스터 한! 저 위에 차가 밀려서 조금 늦었어요. 미안해요. 그리고 이거 주문한 나사 못인데, 내가 어제 가게에서 찾지 못하고 그냥 나와서, 오늘 아침에 우리집에 있는 압력솥에서 빼어 가지고 나온거거든, 이게 맞는 부속이니까 이걸로 써요 라고 말하였다.

순간 나는 너무나 감동해서 사장님 고맙습니다. 모두 해서 얼마를 드리면 되죠?하고 물었다. 그러나 김 사장님은 아- 됐어요, 돈 안 받아도 돼!라고 말하면서 굳이 돈을 거절하더니 바쁜듯이 차를 돌려 파-킹장을 빠져 나갔다. 바삐 사라져 가는 조그만 폭스 바겐의 뒷 모습이 너무나 소박하고 아름다우며 감동스러었다.

키 한 뉴스타 부동산 토랜스 지사장(310)968-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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