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싸고 좋은 차압 주택 한 채 건져볼까

2009-05-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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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바이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느긋하게 기다렸다간 좋은 기회가 날아가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좋은 매물은 금방 팔려나간다. 특히 은행 차압 주택에 대한 바이어들의 관심은 뜨겁다. 주택 시장 침체로 가격이 낮은 데다 차압 부동산이어서 일반 시장가격보다 더 싸기 때문이다. 시장이 바닥을 찍고 정상화 된다면 다시는 이런 가격으로는 살 수 없을 것이다. 좋은 차압 주택을 골라 내 재산으로 만드는 요령을 알아보자.


realtytrac.com 등 차압 전문 사이트 이용하면 편리
경매장 직접 찾기보다 은행 소유 주택 매입이 안전
매입하기 전에 컨트랙터 대동 주택상태 꼭살피도록



■ 차압 매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먼저 차압 주택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차압 주택을 찾기 위해 법원 경매현장이나 차압 법적 파일을 샅샅이 뒤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 차압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를 찾아보면 차압 리스팅이 나온다.

realtytrac.com, foreclosure- point.com 등이 대표적인 사이트다. 지역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를 통해서도 차압 매물 리스팅을 구할 수 있는데 부동산 회사를 이용하면 된다. 차압 부동산 전문 에이전트를 통하는 것도 빠르게 관련 정보에 접할 수 있는 방법이다.

■ 경매장 보다 은행에서 사라

다음에는 어디서 사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등장한다. 은행에서 사는 것이 가장 좋다. 경매장을 쫓아 다녀야 금방 나온 싱싱한 매물을 건질 수 있을 것 같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은행이 회수(repossess)하기 전 경매장에서 차압 부동산을 매입하려 할 경우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곤란한 점이 따른다. 전액 현금으로 사야 하고 대부분의 경우 해당 부동산을 인스펙트도 해보지 못하고 매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매입한 이후에 부동산에 저당권이 잡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은행이 주택을 재회수해서 매각하는 경우 남아 있는 저당권은 말끔히 정리돼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또 은행 소유 부동산을 매입하면 사전 인스펙션을 할 수 있어 제대로 된 물건을 사는지 알고 매입할 수 있다. 모기지 론을 융자받아서 매입할 수 있다는 점도 경매장 매입과 비교해 큰 이점이다.

■ 매입하기 전에 컨트랙터와 함께 방문하라

많은 경우 차압 주택은 상당기간 버려져 있던 것이어서 상태가 어떤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오래된 빈집 중에는 훼손 된 것들도 적지 않다.
차압 부동산을 살 때 흔히 저지르는 잘못이 바로 주택 상태에 대한 주의를 게을리 하는 점이다. 어떤 수리가 필요한지 그것을 바로 잡는 데는 얼마나 비용이 들지를 신중히 생각하지 않아 나중에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를 요한다.


싸다고 잡았는데 알고 보니 수리비가 엄청나게 나올 수도 있다. 주택 기초에 문제가 있다든지 곰팡이를 제거해야 한다면 큰돈이 든다. 이런 황당한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는 컨트랙터를 대동하여 매물을 살펴본 다음 수리비용과 시간이 얼마나 들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컨트랙터는 나중에 공사를 맡을 가능성을 보고 따로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흔쾌히 이 정도의 서비스는 제공할 것이다.

■ 가격을 낮게 넣어라

은행은 차압 부동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헐값에 팔지는 않는다. 어떤 차압 주택은 시장 가격 그대로 리스팅 된 것들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차압 부동산이니 무조건 파격 세일로 나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은행이 제시한 가격을 가이드라인으로 수용하면 안된다.

따라서 자동차 딜러에서 자동차를 살 때처럼 최대한 싼 값에 매입할 수 있도록 머리싸움을 할 각오를 해야 한다. 만약 인근에 차압 매물이 많거나 매물로 나온 기간이 길다면 더 좋은 가격에 살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라면 시장 가격에서 20%는 내린 가격에서 오퍼를 넣고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은행 중에는 36시간 안에 답을 주는 곳도 있지만 3개월이나 길게 기다리게 하는 은행도 있다. 기다리는 동안에 더 좋은 오퍼를 낸 다른 바이어에게 매물이 넘어가 버리는 경우도 많다. 마음에 드는 집을 낙찰받기 위해서는 꼭 한 채에만 매달리지 말고 여러 개 주택을 염두에 두고 매입 작전을 진행시키는 것이 좋다. 또 응찰하기 전에 사전 융자 승인을 받아두도록 한다. 다른 바이어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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