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감동 사고 팔기

2009-05-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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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취재2부>

시장에 장 보러 갈 때 한 개 더 끼워주는 아주머니, 단돈 몇 푼이라도 깎아주는 마음 씀씀이에 손님은 울고 웃는다.

비단 장바구니 현장에서나 통하는 얘기는 아니다.
노트북이나 TV, 휴대폰, 의류 등을 구입할 때, 미장원에서 머리를 할 때, 주택을 구입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비즈니스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가격 흥정이 일어나는 법. 가격 흥정은 주로 소비자측에서 시작되는 편이지만, 흥정의 마무리는 물건 판매자가 짓게 된다.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흥정의 취지는 가격을 조금이라도 깎아 저렴하게 구입하는 데에 있지만 배후에는 그 이상의 것이 숨어 있다. 바로 감동이다.


소비자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기에 앞서 감동을 원한다.
감동이 있으면 굳이 가격을 깎지 않고도 소비자는 물건을 구매하지만, 감동이 없으면 가격을 깎아준다 해도 구매하지 않는다.그렇다면 감동이란 무엇인가? 대문호의 문학 작품, 예술계 거장이 남긴 미술품 및 음악 작품, 빼어난 경치의 자연 경관을 접할 때 느껴지는 웅장함과 왠지 모를 숙연함일테다. 일상 속 감동은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삶 가운데 오고가는 따뜻한 감정의 교류에서 비롯된다.

따뜻한 말 한 마디에 사람의 마음이 열리기도 닫히기도 하며, 죽어가는 영혼이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받으며 삶의 희망을 되찾기도 하며, 보잘 것 없는 현재에서 미래의 성공담이 창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부나 아첨의 말이 아닌 진실함이 담긴 말 한 마디에 감동의 깊이는 더해진다.바쁘게, 빠르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이 그만큼 감동을 원한다는 뜻이다. 느림의 미학보다는 빠름을, 한가함보다는 바쁨을, 더불어서 보다는 독립적인 패턴으로 진행될 때 고효율, 고효과라 평가받는 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 한켠에는 느림과 한가함, 더불어 삶이 언제나 갈망의 대상으로 자리하기에 이제는 감동 마케팅이 고객 잡이의 키워드인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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