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손양원’

2009-05-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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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살해범 양자 삼고 한센병 환자에 헌신
말씀대로 산 순교자


한센병 환자를 위해 헌신하다 한국전쟁 때 순교한 손양원(1902-1950) 목사의 설교집인 ‘손양원’(홍성사)이 발간됐다.


손 목사는 경남 함안 출신으로 밀양, 울산 등지에서 전도사로 신앙생활을 하다 1938년 평양신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한센병 환자의 복지시설인 전남 여수 애양원의 교회에 부임해 1천500여 명의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구호사업과 전도활동을 벌인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1948년 여순사건 때 두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공산당원을 양아들로 맞아들여 ‘사랑의 성자’라는 칭호를 얻었고,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진 후 한센병 환자들과 교회를 지키다 공산군에 의해 총살당했다.

책 ‘손양원’은 기독교 연구 단체인 한국고등신학연구원이 애양원과 손양원 목사 기념사업회 등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고증을 거쳐 편찬했다. 책은 첫머리에 손 목사 신앙의 뿌리와 신앙관을 개괄적으로 알려주는 설교를 편집해 싣고 ‘주기도문’ 내용을 해설한 강해 등을 담았다.

아울러 1942년 말 신사참배 반대 운동을 펴다 투옥된 후 부친과 지인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옥중편지’도 실었다. 고등신학연구원은 “손 목사는 사회운동가나 독립투사가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을 충실히 실행했다는 점에서 이 시대에 다시 주목받는다”며 “그의 설교는 기독교인들에게 시대적 문제를 극복할 대안과 함께 기독교 교리의 핵심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현대의 우리에게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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