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

2009-05-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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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어머니날이다. 어머니 하면 떠오르는 것은 자식을 위해 평생토록 헌신하는 희생정신이다. 그리고 사랑이다.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힘으로 보나 무엇으로 보나 여자는 남자보다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 어느 남자보다도 강하다. 그것은 어머니가 갖고 있는 모성애 때문일 것이다. 모성애도 있고 부성애도 있다. 모성애는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이다. 부성애는 자식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다. 그런데 부성애란 말은 별로 사용하지를 않는다. 아버지의 사랑이란 겉으로 들어나는, 즉 살가운 사랑이 아니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성애란 말은 많이 사용한다.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더 조건 없는 사랑을 주기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조건 없는 사랑은 끝없이 퍼주기만 하는 사랑이다. 보통 사랑은 주고받는 사랑이다. 특히 남·여 간의 사랑인 에로스가 그렇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면 조건을 갖고 사랑하게 된다. 그 조건은 검은 머리가 파뿌리처럼 하얗게 될 때까지 서로를 위해 살아가야 한다는 것 등이다. 조
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혼도 불사하는 것이 남·여 간의 사랑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사랑, 즉 모성애는 그렇지가 않다. 죽어도 또 죽어도 자식을 향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요즘 방송 연속극에 흔히 주제로 나오는 출생의 비밀 내용처럼 매정하게 자식을 버리는 어머니도 있긴 있다. 자식이 너무 많아 거두기를 힘들어 업둥이로 남의 집에 보내는 경우와 어린 나이에 미혼모로 낳은 자식을 입양시키는 경우는 있다.

이런 경우는 특수한 경우다. 그런 경우의 어머니를 보편적인 어머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보편적인 어머니의 모성애란, 진정한 사랑을 담은 모성애를 말한다. 모든 어머니는 자식을 자신의 생명보다도 더 귀하게 여긴다. 자식의 일이라면 모든 것을 불사하고 나서는 사람이 어머니다. 과잉으로 자식을 위하려다 오히려 자식을 망치는 수도 있긴 있지만 그것은 극히 소수다.고등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 즉 조건 없는 사랑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사람의 사랑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다.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준다. 내어 주고도 다시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자식이 잘 되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만약 자식이 잘되어서 어머니
에게 섭섭하게 한다 하여도 그것까지도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어머니의 모성애다.


어머니의 어머니는 할머니다. 할머니에게도 어머니는 있다. 또 그 위에 어머니가 있고 또 그 위에도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의 어머니가 없었다면 자손은 번질 수가 없다. 옛적 어느 때에는 모계사회라는 것이 있었다. 어머니가 중심이 되어 모든 것이 결정되어지는 사회다. 그만큼 어머니의 힘이 막중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모계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딸을 따라 사위가 들어오면 유대인계 혈통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아들이 다른 나라 여인에게 장가들면 유대인 혈통에서 빼 버린다. 그만큼 모성의 혈통을 중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이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남자라 하지만 남자들을 움직이는 것은 여자들이다.

그 여자들이란 아내도 있지만, 특히 어머니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어머니는 위대하다. 세상에 내로라하는 사상가나, 정치가나, 예술가나, 종교가나, 발명가 등등을 낳은 사람은 그들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어머니 없이 태어난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있을 수가 없다. 고등종교의 교리 중 하나인, 하나님이 사람으로 이 땅에 태어났다는 예수도 육신의 어머니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났으니 그렇다. 사람의 어머니만 자식을 그토록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계에 있는 모든 동식물들의 어머니도 새끼와 뿌리들을 사랑한다. 자연계에 뻗쳐져 있는 모성애가 그 종족을 번식시켜 나가는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구와 달도 마찬가지다. 어머니격인 태양이 지구를 감싸 안아 지구 안에 있는 생명들까지 태양의 모성애로 보호해 준다. 또 지구의 모성애는 달을 품어주고 있다.

어머니날을 하루 앞두고 무엇을 어머니에게 해 드려야 할까.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라면 어머니의 은혜를 다시 한 번 기억하고 감사해야 할 것이다. 생존해 있는 어머니라면 어머니에게 감사의 선물을 드려야 할 것이다. 그 선물은 마음도 될 수 있고 물질도 될 수 있다. 마음으로라면 전 보다 더욱 열심히 살아 어머니의 아들로서 부끄러움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일 것이다. 물질로 한다면 작은 것이라도 혹은 현찰이라도 준비하여 어머니에게 드리는 것이다. 평생토록 자식을 위하여 희생하며 사랑하고 살아가는 어머니의 은혜에 더욱 감사하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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