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당선인사

2009-05-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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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선거전을 치루며 숨 돌릴 수 없이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봉사직에 도전하여 당선의 영예를 차지한 뉴저지주 한인교육위원들께 아낌없는 박수와 갈채를 보낸다.

이민의 역사가 일천한 우리 한인들이지만 그래도 얼마 전까지 선출직인 연방하원, 주 상하의원을 역임한 훌륭한 역사가 있다. 한인 이민의 역사적 배경으로 단번에 그러한 자리를 차지하기 보다는 지금 당선된 지역 정치의 작은 위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앞으로는 미국의 큰 정치에 참여하는 인물이 많이 등장할 것을 믿는다.개인적으로 실력이 출중하여 선택된 행정직 고위직과는 달리 선거를 통하여 뽑힌 선출직 정치
인은 그를 밀어 주고 당겨 주고 또한 투표까지 연결하여야 당선의 영예를 차지한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후진국에서는 입후보자가 갖가지 향응으로 유권자를 유혹하지만, 선진국 선거판은 오히려 유권자가 후원금을 갹출(醵出)하여 후보를 돕는다.

지난 4월 23일에 뉴저지에서 열린 샘 윤 보스턴 시장후보 기금모금 디너파티에 참석하여 보았다. 뉴저지에 거주하는 본인과는 연관도 없는 정치인이지만 주최 측이 보내온 안내문에 현 보스턴 시의원으로 일하는 젊고 해맑은 얼굴을 가진 후보의 인상과, 같은 한인으로서의 동질감과 후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우러나 참석하였다. 한국 정치인의 후원회 같으면 기라성 같은 각종 한인 회장들이 눈도장을 받기 위하여 기념사진을 찍는 소란이 있을 법 하였지만 다행히 그러한 행사도 없어서 순수한 마음속의 후원회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에선 앞으로 재외국민 참정권이 인정되어 미주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해외에 거주하는 그 나라의 영주권자가 본국의 정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가는 앞으로 지켜보아 할 연구 과제이지만 입법취지의 순기능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식자들의 걱정이 우리를 우울케 한다.한인들의 권익과 애로사항을 대표하여 할 한인들의 대표가 콩밭에만 마음이 간 장끼처럼 언젠가는 한국 정치판으로 훨훨 날아가는 그들의 변신이 예상되기도 한다. 어느 나라에서 살던지 선택의 자유는 본인에게 있지만 이 나라에 영주할 사람들에게는 제발 혼탁한 한국의 정치 바람
이 불어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뉴저지 각 지역에서는 어느 때 보다 많은 한인이 교육위원 후보로 출마하였었다. 또한 많은 인들이 당선되어 이곳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뿌듯한 자부심을 가진다. 그들의 당선이 꼭 한인들의 표로만 당선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같은 한인들이 기여한 동족에 대한 애정이 그들을 당선되게 하였다고 본다. 필자도 선거 전에 단편적 아이디어가 있으면 전화로 수시로 의견을 전하였고 진심으로 그들을 격려하였다.

당선의 영예를 안은 당사자는 그를 후원하여 준 유권자에게 선거전에 발송하였던 지지문과 같은 수준의 따뜻한 감사의 편지를 보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허리 굽혀 한 표를 호소하는 것도 좋지만 꾸준한 친밀감을 길게 간직한 작은 성의가 앞으로 큰 정치적 자산이 되리라 믿는다. 신문광고에 당선감사 인사도 좋지만 유권자 한 분 한 분께 보낸 서신이 그를 기억하게 할 것이며 앞으로도 좋은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여 줄수 있을 것이다.

윤봉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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