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린이 날

2009-05-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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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다. 고국에서는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과 가정의 날 (11일), 부부의 날 (21일)로 지키고, 미국에서는 둘째 주일이 어머니날이다. (아버지날은 6월 셋째 주일).

“엄마와 아빠는 저가 안 보았으리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실천하신대로 저도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라는 작자미상의 ‘어린이’가 쓴 글을 이 뜻깊은 날에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한다. 저가 처음 그린 그림을 냉장고 앞에 붙이는 것을 보았을 때 앞으로 더 많은 그림을 그려야지. 집 없는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주시는 것을 보고, 저도 모든 동물을 사랑해야지. 저가 좋아하는 케익을 만들어 주셨기에 삶에는 적은 일이 큰 보람을 갖는 것을 실행해야지. 엄마와 아빠가 기도하셨을 적에 하나님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저도 기도해야지.

친구 분이 아팠을 때 먹을 것을 갖다 주셨는데 저도 언제나 남을 도와 주어야지. 불우한 분들을 위하여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으시고 도와주셨으니 저도 가진 것을 남과 나누어 가져야지. 엄마와 아빠는 우리 집을 항상 깨끗하게 간수하셨고, 찾아오는 분들을 언제나 환영하여 우리가 가진 것으로 즐거이 대접하시는 것을 보고 저도 크면 그렇게 해야지. 맡으신 모든 일들을 비록 몸이 불편하시더라도 끝까지 책임을 완수하신 것을 보았을 때 저도 크면 반드시 책임을 다해야지. 엄마와 아빠의 눈에서 눈물이 나는 것을 보고 때로는 고통을 겪고 울 수도 있다는 사실, 자라나는 과정에서 저를 위하여 최선을 다해주신 사랑을 기억하고 저도 그렇게 해야지. 엄마와 아빠가 무언으로 가르쳐 주신 교훈도 많으며 더욱 보람있는 삶을 살
아야지.


“이상의 것과 같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엄마와 아빠께 ‘저가 안보고 있었겠지’ 라고 생각하셨겠지만 여러 가지 일들이 저에게는 값없는 교훈을 주셨기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드립니다.’위의 글은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우리에게 주는 무언의 교훈이 되겠다. 전문가들의 가르침은 칭찬해주는 부모의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자신감이 있지만, 평생토록 꾸지람만 듣고 자라난 어린이들은 남을 비판하는 일 밖에 모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남을 대했을 때 싸움까지 마다
않고 대들며, 화평과 양보를 모른다. 부모가 늘 조롱하면 자녀들이 부끄러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내성적이 된다고 한다.

유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비록 겸손과 수줍어하는 것이 동양의 미덕이겠지만 미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특히 취직 등의 면접에서 “저가 뭐 압니까. 지시하시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기 쉽다. 그러나 상대방의 반응은 언제나 “이 사람은 피동적이요, 소극적” 이라는 낙인이 찍혀 취직이나 승진이 어려워진다. 동양의 미덕은 속으로 간직하면서 적극적이요, 자기선전을 충실히 하는 것이 상책이다. 장점이나 재능이 있는 분야는 자신이 있다고 강하게 표현해야 일이 잘 성취된다.

도로시 네이트 여사는 이렇게 가르쳐 준다. “항상 부모가 격려와 칭찬을 해주는 가정에서 자란 어린이들은 자신감을 갖는다. 그리고 모든 일을 감사하면서 살게 된다고. 어려서 편애없이 자란 어린이들은 남도 공평하게 판단한다. 보호와 안전 속에서 성장하면 신뢰심을 갖고 남을 언제나 믿어준다. 무슨 일이든 인정을 받으면 자기 자신도 용감해진다. 사랑하는 부모들의 자녀는 남도 사랑하며 친구와도 의좋게 잘 사귄다.”고.
일찍이 시인 워즈워즈(Wordsworth) 는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하였다. 그의 참 뜻을 알듯 하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모든 어린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빈다.

김기훈 (센트럴 커너티컷 주립대학교 경제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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