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교육 성공신화 창조를 위햐여!

2009-04-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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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안 된 말이지만 교육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한인만한 위선자도 없는 듯하다.

전 세계가 알아주는 높은 교육열을 지녔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그저 ‘어떻게 하면 자녀를 명문대학에 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 이외에는 달리 관심이 없다.주머니를 탈탈 털어 족집게 강사나 학원 정보, 우수학군 등에만 귀를 쫑긋 기울일 뿐 지역 교육위원이 누구인지 또는 교육정책은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지 도통 무관심 일색이다.

자녀교육 때문에 미국에 왔다고 하면서도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발걸음 한 번 하지 않은 학부모들이 부지기수다.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잘하니 신경 쓸 일이 별로 없어서’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학부모들에겐 그것이 자랑거리가 아니라 부끄러운 일임을 짚어주고 싶다.그나마 지난주 치러진 뉴저지 교육위원 선거에서 한인 후보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들며 애쓴 한인 학부모들의 다소 달라진 태도는 큰 시름을 잠시 잊게 해준다.


하지만 현재 한창 진행 중인 뉴욕시 교육위원 선거는 양상이 다르다. 비록 마이크 블룸버그 시장 집권 이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면서 학부모들이 직접 투표에 나설 일이 없어져 차츰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이 사실이다. 이를 보완하는 조치로 뉴욕시가 올해 처음 학부모 온라인 투표를 도입했지만 참여율은 영 형편없는 수준이다. 미국에서 선거 때마다 출마 후보들이 교육문제를 가장 중점을 두고 다루는 이유도 모든 지역사회 발전의 근간이 바로 교육이기 때문이다. 지역학교 성적이 하락할수록 안정적인 소득을 지닌 주민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그러다보면 지역경제는 결국 추락하게 된다. 정권이 바뀌거나 선거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교육개혁 문제가 핫이슈로 떠오르는 이유다.

현재 뉴욕시에서는 2명의 한인 후보가 2년 임기의 교육위원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17명의 후보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 속에 오늘(29일) 마감하는 학부모 온라인 투표에서 한인들의 참여 열기가 그들에게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최근 뉴욕뉴저지 한인사회는 ‘우리가 함께 하면 할 수 있다’는 성공신화 창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제31대 뉴욕한인회장 선거에서도 그랬고, 이번 뉴저지 교육위원 선거에서 현직 위원 3명과 홀로 싸워 승리한 포트리학군의 존 방 후보도 한인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 덕분에 가능했다. 뉴욕 한인사회는 한인 교육위원 배출이라는 대 과제 이외에도 투쟁하며 성취해야 할 교육관련 문제가 산적해 있다. 마침 조엘 클라인 시교육감이 오늘(29일) 한인 학부모와 일대일로 만나기 위해 플러싱을 찾아온다. 우수학군을 찾아다니느라 힘들게 발품을 팔 것이 아니라 한인들이 스스로 내 지역을 우수학군으로 만들어 지켜가자는 태도를 갖는다면 시교육감과의 만남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지 각자 현명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정은 취재1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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