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꿈을 노래하라

2009-04-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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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 (뉴욕그리스도의 교회 목사)

수잔 보일은 영국 스코틀랜드 남동부 웨스트로디언 지역의 마을에 홀어머니와 함께 살며, 아직 키스도 한 번 못한 순진한 미혼 여성으로, 정말 겉으로 보기에도 뚱뚱한 그저 평범한 아줌마일 뿐이다. 그녀가 영국의 신인 발굴 TV프로그램 ‘Britain’s got Talent’에 출연해 ‘여성 폴 포츠’로 불리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다.

처음부터 그녀는 보는 이에게 불안 불안해 보였다. 심사관들의 냉정한 첫 인상은 만장일치로 “no” 누가 저 분을 보고 아름답다고 하리요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고, 심사관이 수잔보일이 작은 마을에서 왔다는 걸 “큰 곳에서 오셨군요” 라고 비꼬자 “참 친절하시군요.” 라는 제
치있는 답변을 보여 주었다. 그녀는 자칫하면 주눅들 수 있는 곳에서 자신감으로 넘쳐났다.


“What’s the dream?”(꿈이 뭡니까?) “전문적인 가수가 될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솔직히... 저 모습에 ... 좀 아니잖아... ‘라는 생각이 많은 건 사실이었다.”무슨 노래를 부르실 건가요?” “I dreamed a dream.이요” “한 번 불러 보세요~” 시큰둥한 심사관의 별 기대가 없다는 순간에 그녀는 영화 레미제라블의 명곡 중의 하나인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을 부르기 시작하자 장내는 순식간에 감동의 도가니로 변했고, 심사위원들은 수잔의 노래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결국 관객과 심사위원 전원은 뜨거운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언론들은 동네 노래방과 교회 성가대에서만 서있던 수잔 보일이 세계적인 명성과 함께 수많은 팬들을 얻었다며 일제히 보도에 열을 올렸다. 사람들은 단지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그녀의 노래를 듣고 싶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세상의 비웃음과 따돌림을 보란 듯이 무릎 꿇게 만든 ‘반전(反轉) 드라마’를 통해 인간 승리의 감동을 공유하고 싶은 때문이다. 또한 그녀의 인터넷 동영상을 클릭한 2천 만 건이 넘는 조회 수는 47살 노처녀에게 보냈던 편견에 대한 반성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녀는 다만 “돌아가신 어머니께 나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남몰래 감춰두었던 자신의 ‘꿈과 도전’의 일단을 내보였다.

꿈을 가져야 한다. 어렵고 힘든 시간일수록 꿈은 변색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빛나야 하는 것이다. 시련이 올 때마다 꿈을 접고 다른 사람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전락되어서는 아니 된다. ‘꿈은 선불이 아닌 후불제다.’ 라는 말이 있다. 노력하지 아니한다면 한 마디로 희망 사항일 뿐이듯 꿈 역시 간직하고만 있는다면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다.

당신이 먼저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는 한 당신의 꿈은 1%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조금 반응이 오면 그때 더 열심히 꿈을 위해 실천하겠다고? 꿈은 절대로 당신의 각오를 먼저 믿어주지 않는다. 적토마는 홍당무가 없어도 잘 달리는 것을 기억하라. 홍당무를 주는 것은 다 달린 후다. 사람들은 꿈을 가지고, 보통 겨우 몇 개월 열심히 실천해 보고는 실망해서 포기해 버린다. 꿈도아무나 꾸는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비관한다. 꿈은 별(Star)이 아니다. 언젠가는 따야하는 숙제같은 존재가 아니다. 꿈은 늘 내 곁에 있으면서 지켜보고 있다.

우리의 꿈을 돈, 안정, 시간이라는 곳에 한정시키지 말라. 꿈이 있는 한 열정이 있고 희망은 있다. 꿈을 노래하라. 그리고 당당히 대가를 지불하며 때를 기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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