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샌포드 애비뉴(Sanford Ave)의 분노

2009-04-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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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옥(전 고교역사교사)

“어린시절 이 지역은 깨끗하고 아름다워 살기좋은 곳이었어요. 부유치는 못해도 애국심있고 근면한 주민들이 떠난후 새 이민자들이 몰리면서 거리가 더러워졌죠. 시에 항의하면 서투른 영어를 하는 공무원이 무성실한 대답을 해요. 미 경제가 나빠진 것은 신의 의도로 잘된 일이에요. 이민자들이 줄어들어 미국시민을 향한 총질도 줄어질 테니까요. 이제는 백인의 힘도 새롭게 보여줄 때가 됐어요.” 집앞 쓰레기를 듬뿍 줏어든 백인노인이 지나는 필자를 붙들고 이웃이민자에 대한 분노를 표시한다.

에집트의 스핑크스나 아부심벨의 신전등 몇백년동안 모래에 뭍혀있던 고대문명 발생지를 돌아보면 누가 어떤 힘으로 백성을 결집시켜 이러한 거대한 유물을 후대에 남겼을까 하는 생각보다 도대체 이 유물들의 주인은 누구였으며 또 어떤 실정으로 인해 제국을 잃은후 유산만 남긴 채 묘연해진 전통 지배계층의 행방에 의구심이 앞선다. 세계도처에서 찾는 관광객의 돈으로 연명해가는 유적지 현 소유자들이 그들의 후손이라고 도저
히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백인 앵글로색슨 신교도들은 신앙(기독교)의 자유와 충만한 국가의식의 열정으로 새로운 북미대륙에 번영된 미국이란 국가를 세웠다. 이 나라는 독립선언서에서 보듯 자연발생적이 아닌 건국이념이 뚜렷이 세워진 후에 의도적으로 탄생된 나라로 인류정치역사에 그 전례가 없다. 그들의 신교 이상은 곧 미국의 건국이념이고 후로는 진취적 기독교신앙을 가진 정치세력이 미국의 중심에 서서 국가를 번영시켜 왔다. 그들의 믿음은 국가를 통해 인간이 놀라운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미국인 후손들에게 제시해 주었다.

케네디 행정부를 거쳐 존슨이 제창한 ‘위대한 사회건설’ 정책은 다수의 유색인들을 미국정치 중심지 워싱턴D.C.로 이주케했고 도덕정치를 내세운 카터행정부는 미정부의 허약성을 드러내어 세계에 산재한 독재자들의 권력유지를 위한 근심을 덜어주었다. 미국의 임무는 해방시키는 일이라는 철학자 에머슨의 말은 거듭된 무능한 행정부에 의해 미국의 임무는 불법이민자들에 국경을 개방하는 일로 변질되어 큐바같은 나라는 자국의 정신병자나 범죄자들을 미국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미국으로 내쫓기도 했다.

플러싱 주민들의 여러가지 동향을 눈여겨 관찰해보면 미국의 미래에 지극히 중요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변화의 급격함은 미국건국정신에 투철한 백인들의 불만을 사기에 충분하고 이는 정부기관 파괴나 내란으로까지 이어갈 커다란 변혁에 도달할 수 있다는 예측을 하게 한다. 스스로 이민생활을 선택한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시민권을 보장받고 본국에서 보다는 경제적으로 더 여유있는 생활을 하면서도 비미국적 풍습의 고집으로 인한 비난을 받으면 차별이라 운운하며 미국을 헐뜯고, 정부가 그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안 한다며 불만속에 거리를 시끄럽게하
는 행위는 멈추어져야 한다.

새이민자들에 의한 무분별한 큰 목소리는 건국이념을 지키려는 극우세력의 활동의 영역을 넓혀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은 이민자에 의해 사랑받아야 할 나라이고 아니면 떠나야 한다.자유의 항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경험에 의해 지도방식을 익히고 그 바탕위에 방향타를 잡을
주인의식이 강한 정치인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 오늘의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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