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氣)는 왜 중요한가?

2009-04-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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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KFA 기 아카데미 원장)

요즘 한인들을 대하다 보면 건강을 방치한 나머지 병을 안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어떤 경우는 너무 오래돼 치유가 거의 힘들 정도로 중한 상태이다. 이는 바쁜 이민생활에서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 건강에 까지 관심을 쓸 여유가 없다보니 생겨난 현상이라고 본다.그러나 아무리 돈이 많고 출세를 하여도 건강을 잃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평상시 건강을
잘 보살폈다면 건강도 얻고 돈도 얻고 출세도 하고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많이 갖는다. 건강을 보살핀다는 일을 한인들은 굉장히 어려운 일로 생각하고 아예 관심조차 안쓰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잘못된 견해라고 생각한다. 평소 몸과 마음의 근원이 되는 기(氣)만 잘 보완한다면 얼마든지 특별한 병 없이 잘 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氣)란 우주에 꽉 차 있는 생명에너지로 우주의 삼라만상이 모두 다 이 기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이 움직이는 것은 팔다리와 몸뚱이지만 그것을 움직이도록 하는 원동력은 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몸은 기로 가득 차 있는데 이 기가 부족하거나 균형이 무너지면 병이 생기게 마련이다.
우주에 가득 차 있는 기가 응집과 확산을 되풀이하며 끊임없이 유동함으로써 만물이 생성, 변화, 소멸한다. 낮과 밤, 사계절이 순환하는 것은 낮과 밤의 기(氣), 봄·여름·가을·겨울의 기의 활동 때문이다. 이러한 기의 우주적 순환을 규명한 학문이 전통적인 음양오행이며 한의학은 기의 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숨, 바람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끊임없는 호흡, 즉 콧구멍을 통해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이 드나들면서 그 끊임없는 운동에 의해 삶을 유지하는 것이다. 고대로부터 동양인들은 이 생명체에 드나드는 생명 에너지로서의 ‘어떤 것’을 기(氣)라고 불렀다. 한편 고대인들은 생명체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도 호흡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의 전통은 아주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인들은 수천 년 전부터 기를 연구하여 생활에 응용해 왔고, 그 결과 오늘날 한국인의 문화 전반에 기의 원리가 깊이 스며들어 있다.우선 우리말을 살펴보면 일상적으로 ‘기’를 이용한 표현을 써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대담하게 자신을 주장하는 사람을 보면 ‘기가 살았다’고 말하고, 자신감이 부족하고 두려
움이 많은 사람을 보면 ‘기가 죽었다’고 말한다. 소심하고 자신감이 없는 아이를 보면, 한국의 교사들은 ‘기를 펴고 살라’고 말한다.

시합에 임하는 선수들을 보면 먼저 ‘기 싸움’을 통해 상대방의 기세를 꺾어 시합을 유리하게 이끌고자 한다. 또 만사가 피곤하고 지칠 때 한의원을 찾으면 ‘기가 허하다’란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기가 막히거나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을 보고 일컫는 말이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여러 분야의 많은 학자들이 기에 관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다. 체계화된 기공수련을 꾸준히 계속할 경우 인체 내 면역력이 1.5배가량 향상돼 비 수련자보다 질병감염률이 줄어드는 한편, 세포재생능력을 강화시켜 상처치유가 훨씬 빨라진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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