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기지 상환의 효율성

2009-04-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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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본국 제1금융권의 국책은행 여신부서에서 오랫동안 봉직해도 요즈음 경제난국 주범인 모기지란 용어를 듣거나 사용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한국도 30년 이상 장기상환 모기지는 물론 역모기지 및 고정, 변동이자율제도 등 선진금융기법의 융자시스템을 과감히 도입, 각 은행이 취급 금융선진화하고 있음은 아주 다행한 일이다. 이런 모기지 용어를 미국에 와서 처음 들었을 당시 내게는 잊혀지지 않았던 특별한 사연이 있다.

재학 중 방학을 맞아 조부모 댁에 가면 항상 일꾼을 시켜 키우시던 닭을 잡아 찹쌀과 칠(옻)나무를 넣어 끓여주셨는데, 어느 때인가 일꾼이 닭을 잡아 대부분 털을 뽑아낸 상태에서 방심 놓쳐버려 벌거벗은 닭이 집안 여기저기로 도망 다니는 소동을 보던 조부께서 ‘모기지(모가지의방언)를 잘 비틀어야 죽지’ 하면서 혀를 차시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러한 방언을 집을 구입 후 수없이 대하면서 쉬운 재융자나 사채 및 여유자금으로 상환치 않고 단기간에 모기지 잔액을 완납하면서 거액의 모기지 이자를 지불하지 않았던 사례를 소개하니 현재 모기지 잔액이 있거나 향후 구입하고저 하는 한인들은 융자발생 시부터 철저히 대비, 참고하였으면 한다.

첫째, 신규모기지를 얻고나면 1-3개월 안에 다른 은행으로 여러 차례 모기지(채권)를 팔아넘겨 혼란을 가져오기 십상이다. 처음 융자은행에서 선취했던 선이자와 아파트관리비 및 부동산세와 소유권 이전등록비, 각종
유틸리티(escrow)등을 모기지를 재인수한 은행 등에 넘겨 주지않은 것을 뒤늦게 발견, 수차례 관계은행들을 소급 확인했으나 은행 간 책임 전가하는 바람에 끝내는 찾지 못하고 손해를 감수했던 황당한 사례가 있었다. 그러니 선진금융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이라고 과신하지 말았으면 한다. 둘째, 현모기지를 보유한 한인의 경우, 이자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월불입금의 추가(원금)납부로 모기지 잔액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이원일(우정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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