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의를 위해 나설 때

2009-04-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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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세계를 창조한 하나님은 처음부터 공의와 정의를 제1로 삼고 이를 인류세계의 법도와 우주의 진리로 삼으셨다. 그러나 이기적인 인간은 자신의 탐욕에 빠져 하나님의 공의나 정의의 요청보다는 신을 외면하고 의를 저버리며 반륜의 세계로 몰아쳤다.

‘하나님과 동등되다’는 예수가 인간의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임재해서 마침내 그 의를 회복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은 뜻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이에 신의 섭리와 예수의 뜻을 터득한 기독자들은 그의 뒤를 따르고 신앙공동체의 교회를 세워 신의 뜻과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려 모든 힘을 다했다. 그러나 로마정권과 야합한 교회는 ‘금관의 예수’같은 권좌만 탐을 내고 신의 공의나 세계의 정의인 예수의 십자가 정신은 분쇄하고 역사의 장 밖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이 정교야합의 권세에는 성속의 구별도, 교회의 안팎도 없어 다만 힘센 자와 약자, 정교 권력자와 갈릴리의 약자들로 나뉠 뿐이었다.

따라서 중세 이후 역사 현장에는 공의를 짓밟고 자신의 권세 탐욕을 추구하는 세력은 확장되고 의를 세우려는 성속이나 교회 안팎 할 것 없는 진리와 정의 수호의 무리들은 쓰러지고 사멸되기에 이른 것이다. ‘금관의 예수’ 뿐인 자본주의 대재벌의 세계에서 누가 있어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돌본다는 것인가? 약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교회, 바로 이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고 오직 이웃, 더 나은 새누리를 위해 존재한다는 오늘의 예수나 교회는 찾을 길이 없기에 한스러울 뿐이다. 미국이나 한국에는 그토록 교회가 넘쳐나지만 특히 국내외 한인교회에는 예수 없는 예수교회만이 활개치고 있다.


인류사에 드문 막장까지 이르며 온누리는 비로소 이 비극의 원인을 ‘각(覺)’하고 ‘단(斷)’을 내려 부시정부를 무너뜨리고 멸시하던 흑인 오바마를 내세워 새누리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어찌 세계를 뒤흔들던 온 세계의 대자본 주축들이 순순히 물러서겠는가? 용을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때문에 온누리의 의로운 자들과 양심세력, 오직 타자를 위한 존재인 예수의 제자들은 ‘악과의 대결장’에 나서야 한다. 이미 이 대결의 장에 나섰던 예수는 로마의 정권과 이스라엘의 교권주의자들에 의해 처형을 당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예수는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16:33) 라고 했다. 이런 무리들이 현장에서 많은 고난을 당했으나 결국 역사의 승자가 된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에 세기의 위기 앞에서 이를 깨달은 공의의 무리와 진실한 기독자들이나 비종교인들도 이 대결장에 나오고 있다. 미국민은 오바마를 그 선봉장으로 세웠다. 누리의 지도자들과 백성들도 그와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악과 선을 구별하고 가장 옳은 것이 무엇임을 깨닫고 결단을 내린 이 의로운 무리와 기독자들에게 무엇이 두려운가? 악의 무리와 비겁한 자들은 물러가라! 의와 진리, 십자가를 지려는 자들만 모여오라!

박성모<새누리연구소장. 새누리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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