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툭하면 ‘홍보 부족’

2009-04-15 (수)
크게 작게
지난 11일 재미부동산협회의 부동산박람회 취재 차 행사장을 들어서자마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본보가 1개월 전부터 행사개최를 몇 차례 기사화하며 커뮤니티에 알렸고, 협회 측도 한인사회 언론·방송사 광고를 통해 행사 개최를 알려왔는데 방문자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행사장에 들어섰을 때 마치 텅 빈 강당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행사장 곳곳에 설치한 20여개의 부스에는 방문자 없이 부스 담당자만 앉아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매 시간 30분마다 열리는 세미나실에는 주택 정보를 얻기 위해 찾아 온 일반인이 아닌 행사를 주최한 협회원들이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루 종일 비 오고 궂은 날씨라 행사장을 찾는 발걸음이 적을 수도 있겠거니 했지만, 협회 연중행사라 할 수 있는 큰 행사에 참가자들이 이렇게 적다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 했다.협회가 부동산박람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 기사 요청 및 대외 홍보에 들인 비용과 노력이 결코 적지 않았는데 결과가 너무 저조했다. 하도 어이가 없어 행사를 준비한 한 관계자에게 물
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참여율이 저조한 거죠? 그러자 되돌아오는 답이 “홍보 부족 때문”이란다.


홍보 부족? 지난 한 달 간 그만큼 홍보했으면 됐지 또 무슨 홍보가 필요했을까? 필요했다면 왜 진작 준비하지 않았을까? 한인사회 각종 단체나 협회 행사를 취재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참가자들이 협회 측 예상보다 저조하면 무조건 홍보 부족 때문이란다.

지난해 뉴욕한인건설인협회가 커뮤니티를 위해 실시한 무료 상담, 세미나 행사 때도 그랬다. 행사 준비에 비해 한인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했다. 문제는 홍보 부족이 아니라, 행사가 커뮤니티에 얼마만큼 도움을 줄지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싶다.
정말 필요한 행사라면 날씨나 외부 환경과 상관없이 참여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정 보 라 <취재2부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