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민권 철저히 준비해야

2009-04-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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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현(변호사)

“미국 역사에서 남과 북이 대립한 전쟁이 무엇인가?” 이 질문은 2008년 10월 1일부터 시행된 미 시민권 시험문제 중 하나다. 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성장한 사람들은 이런 유형의 질문에 쉽게 답한다. 하지만 영어구사가 미숙한 이민자들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과거의 시민권 시험이 단순 암기를 필요로 했다면, 새로운 시험은 영어와 미국 역사 및 정부 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요구한다.

연방 이민법에 의하면 시민권 신청자는 기본적인 영어 읽기와 쓰기, 그리고 대화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또한 미국 역사의 근본, 정부 형태의 원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전 시민권 시험문제에 비해 한층 난이도가 높은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시민권 신청자의 나이와 영주권 취득 기간에 따른 예외 규정도 있다. 영주권 취득 20년이 지난 만 50세 이상과 15년이 지나고 만 55세 이상의 신청자는 영어능력 시험을 면제 받는다. 이 경우 신청자는 통역인을 동반해 시험을 봐도 된다. 영주권 취득 20년 이상의 만 65세 이상 신청자는 역사 시험에서도 예외규정을 적용 받는다. 예상 시험문제 100문제 중 쉬운 편에 속하는 20문제만 공부하고 시험에 임해도 된다. 아울러 학습 능력과 이해력이 부족한 지체 장애인을
위한 예외 규정도 있다.


새 시민권 시험에 의거한 신청자는 읽기와 쓰기 시험으로 제시되는 세 개의 문장 중 하나를 제대로 답해야 한다. 역사,상식 시험에서는 10문제 중 6개 이상의 정답을 맞혀야 한다. 시민권 시험의 통과를 위해선 읽기 시험 중 한 문장을 긴 시간 동안 더듬거리지 않고 읽어야 한다. 이때 단어를 일부 생략하거나,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억양이 부정확한 것은 문장의 뜻만 달라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쓰기 시험의 경우에도 시험관이 제시한 문장과 같은 뜻이면 된다.

한편 신청자가 시험관과 처음 대면한 순간부터 사실상 영어 능력 시험은 시작된다. 시험관은 안녕하세요?(How are you today?), 시민권자가 되려고 오셨나요?(A re you here to become a U.S. Citizen?)와 같은 기초 질문을 하게 되며 이에 대한 신청자의 대답과 반응이 평가의 일부가 된다.
시험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는 시민권 신청 서류에 명시된 인적 사항의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따라서 신청자는 제출한 서류의 내용을 잘 숙지해야 한다. 특히 신청 서류의 제 10 항목(Part 10)의 질문(세금 보고 기록 등에 관련된 질문)과 답변은 완벽하게 외워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시험관의 말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반복을 요청하거나, 속도를 늦추거나 또는 간단한 용어를 사용할 것을 요청해도 한다. 시험관이 신청자의 영어 이해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반복해서 질문하는 경우도 있다. 이전과 달리 새 시민권 시험은 읽고, 쓰기 문제를 미국의 역사 및 상식과 관련된 내용으로 제시한다. 가령 미국의 초대 대통령은?(Who was the first President?)이란 문장을 직접 읽게 하거나, 백악관은 워싱틴 디시에 있습니다.(The White id in Washington, D.C)와 같은 문장을 써보도록 한다. 개정 시민권 시험문제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한가지 참고할 점은 시험관이 신청자의 간단한 문법 실수를 이유로 불합격시키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신 신청자는 신청서류 내용과 예상 시험문제에 대한 답변을 꼼꼼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시민권 시험 예상 100문제와 읽기,쓰기 시험에 사용되는 주요 단어 목록은 이민국 웹사이트 http://www.uscis.gov 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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