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떻게 살 것인가?

2009-04-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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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업 (필라텔피아)

유난히 봄철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 때로는 불편을 주기도 하고 성가시기도 하다. 그러나 땅 속 뿌리에서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간 아득한 꼭대기까지 수분이 올라가려면 바람의 작용으로 가지가 흔들리면서 물이 오른다고 한다. 경이로운 일이다 꽃샘추위도 나무 표면을 수축과 팽창의 자극을 거듭하면서 새 순이 돋아나게 에너지를 공급한다.

가을에 떨어진 잎보다 더 많은 새순들을 만들기 위해 봄바람과 꽃샘추위를 휘감으며 맹렬히 나무들은 신록의 향연을 준비한다.
어디 나무뿐이겠는가 ! 죽어버린 듯 하던 회색 빛 대지에도 봄바람과 봄추위를 포옹해서 하루하루 푸른 초원을 만들기 위하여 왕성하게 움직인다.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로 화창한 봄날에도 지구촌 전체가 어둡고 생기가 없다. 거대한 이 태풍에 미국이 휘청대고 미국식 자본주의 몰락도 언론들이 집중 거론하고 있다. 미국의 달러화의 위력이 쇠퇴되고 새로운 기축 통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국제금융 회의에서 나오고 있는 상태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 대학 교수도 달러화가 기축통화에 적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시간이 흐를수록 명백해지고 있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신문은 전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가 오늘에 이르기까지에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불황과 호황에도 살아남았던 교훈들이 많이 있다. 큰 전쟁들을 치르며 쏟아 부운 막대한 전비를 충당하면서 발생한 재정 적자의 해결 방법 등이 오랜 역사적 경험들을 통해 제시되어 있고 또한 많은 전문가들이 각 분야에 포진하고 있기에 지금의 금융위기는 무난히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직면한 오늘의 현실을 새로운 변화와 혁신, 다시 시작하는 창조의 바탕이 될 절호의 기회라고 대통령은 선거 운동 때 시민에게 호소했으며 그 일을 과감하게 시작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이렇게 변화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각자의 삶에도 사회 환경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어렵다. 순식간에 찾아온 허망함과 일상에 대한 염증, 무력감, 상대적인 박탈감, 그리고 환대하는 사람이 없는 도시의 외로움 등이 우리를 고달프게 하기도 한다. 나는 지금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맞닥뜨릴 때가 있다. 한편 성실하게 일상을 살아가면서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그것으로 인하여 내가 좀 더 세상사에 겸허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볼 때도 있다.
비록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공헌할 수는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매일 내게 주어진 것을 소중히 하고 사랑으로 대하는 것을 내 삶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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