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허파 없는 개구리

2009-04-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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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에서 싱가포르 대학 생물학 팀이 허파(폐) 없는 개구리를 발견하였다. 그들은 피부로 호흡한다고 한다. 물살 센 시내 등 산소가 많은 곳을 찾아 서식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는 한국 속담처럼 지구의 생명체들은 불리한 환경과 여건 속에서도 대안(代案)을 찾아 억세게 생존하여 왔다. 그것이 아마도 생명체의 힘일 것이다.
바이올린의 음색은 나무의 질에 따른다고 한다. 가장 좋은 소리는 고산지대의 목재에서 나온다. 미국의 경우 해발 1만 2천 피드인 로키산맥 꼭대기에서 목재를 구한다. 억센 바람에 시달린 나무이기에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이다.

경제 불황이 오히려 활력이 된 교회가 있다. 뉴저지 주 티넥의 마운트올리브 교회이다. 담임자인 그레고리 잭슨 목사는 날로 늘어나는 실직자 사태를 보며 ‘구직자 사역’(Job-Seekers Ministry)을 시작하였다. 이력서 상담, 구직 정보 교류, 무료 점심, 교제와 예배를 통한 위로 나누기 등이다. 특별 모금도 하는데 교회를 위한 것이 아니고 버스 표 사주기, 이발료 만들어주기 등 실직자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모금이다. 지난 6개월 동안에 교인 25%가 증가하였다. 이웃을 섬기는 교회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뉴욕 주 부르스타에 있는 아동 재활원에서는 정서 장애아들이 공동생활을 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이곳의 치료 방법은 동물을 사용한다. 염소, 닭, 토끼, 소, 각종 새 등 250 마리의 동물이 사육되고 있다. 이 동물들은 모두 주인 없는 고아들이며 상처 입거나 병든 것이 많다. 아이들은 외롭고 불쌍한 동물들이라는 동정심을 가지고 대한다. 그것은 동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체험이며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자기의 도움을 받은 동물이 활기를 찾고 건강해짐을 따라 그들 자신도 어느새 치료되고 있는 것이다. ‘남을 돌보며 치료 받는다’는 것은 정서 장애 아동뿐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원칙이다.

나의 정신적 태도가 나의 행복에 직결된다. 줄곧 침울 하거나 남을 비방하는 사람이 즐거울 수 없다. 명랑하고 미래를 밝게 보거나 당면한 어려움을 건설적으로 처리하려는 태도가 그의 앞길을 열어주고 해피엔드를 기약한다. 행복과 불행은 자기의 마음의 태도에 달렸다. 모든 것이 지루해진 사람은 틀림없이 그의 정신 상태가 메말라 있을 것이다. 미국 실업계에 대한 ‘콕스(Cox)보고’는 소위 성공했다는 중역 500명을 조사하였는데 그들의 94%가 “자기 자신의 정신적 태도가 성공의 원인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하였다는 것이다. 정신이 건강하면 에너지가 생기고 정력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에너지 수준과 정신적 태도는 정비례한다.
아픔과 고통은 인생에게 필요한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것들은 우리에게 투지와 용기를 주며 인내를 키워주고 더 밝은 내일의 디딤돌이 된다. 유명한 뉴스 캐스터였던 데이비드 브린클린씨는 “신은 가끔 빵 대신 벽돌을 던지는데, 어떤 이는 원망하여 그 벽돌을 차다가 발가락이 부러지고 어떤 이는 그 벽돌을 주춧돌로 삼아 집을 짓기 시작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벽돌을 다루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미국 어류 수송업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비행기가 없던 시절 어류 수송은 매우 어려웠다. 냉동 수송을 했지만 생선 맛이 변했다. 물탱크를 기차에 실어 수송하였는데 살이 물렁물렁 해져서 역시 맛이 안 좋았다. 한 사람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어 대구를 수송할 때 물탱크 속에 메기도 함께 넣었다. 대구와 메기는 천적(天敵)이다. 대구는 메기로부터 도망치려고 몸을 꿈틀거린다. 이렇게 해서 대구의 싱싱한 맛을 보존할 수 있었다. 개인에게도 불리한 여건이나 환경 등 메기가 있다. 사람이 모인 단체에는 반드시 메기 몇이 끼어들게 된다. 그러나 메기는 필요하다. 나
의 싱싱함을 보존하기 위하여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것이다.

밝음을 향하여 살 것인가, 어둠을 향하여 살 것인가, 그것이 문제이다. 태평양 전쟁 때 일본인 세 가정이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하여 오키나와 섬으로 이주하였는데 그곳이 가장 위험한 격전지가 되었다. 어두운 그림자를 피해 다니는 사람은 기어이 그 어둠에 삼켜진다. 고통은 인간을 만들고 행운은 괴물을 만든다는 프랑스 격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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