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기 한인회장 선거에 대한 바람

2009-04-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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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진(전 중부퀸즈한인회 초대회장 )

지난 29일 치러진 뉴욕한인회 제 31대 회장 선거가 뉴욕 일원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는 지대한 관심사였다. 세 후보와 그 진영의 선전(善戰), 그리고 선관위원들의 노고에 감사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1만 5천 여 명이라는 유래없는 다수 투표인구가 참여한 가운데 과반수를 넘는 지지로
회장이 선출된 것은 한인사회의 발전이며 경사라 하겠다.

이번에 선출된 1.5세 회장이 내세운 미국사회와 한인사회를 연결하고 대변하겠다는 공약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반드시 해낼 것으로 믿고 싶다.
필자는 이번 선거를 보면서 다음 선거에 바라고 싶은 몇 마디를 하고 싶다.


첫째는 후보자들에게 과분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적 장치와 선거문화에서 한인사회가 분위기를 개선하는데 노력했으면 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는 세 후보들이 다 후원회가 조직되었으며 후보자가 경비 전액을 부담하던 선례를 깨고 지지자들의 선거 후원금으로 보완하였다는 소식은 참 희소식이다. 선거철이 되면 유권자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후보가 정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 선거 문화는 맨입으로 되느냐는 반 농담이 오고 가지만 이것은 자기 고귀한 한 표를 밥 한 그릇에 매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봐도 좋겠다.

둘째는 뉴욕한인회 회장 선거에 뉴저지 한인들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에 관하여 충분한 토론과 공청회 등을 거치며 또한 적법한 철차와 수순을 거처 매듭지어야 할 것이다. 필자도 뉴저지에서 투표소 설치를 반대하는 것을 보며 가정에서도 부자(父子)간에도 의견들이 상충할 때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데 구습(舊習)대로 구태여 경비를 들이면서 투표소까지 정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하튼 뉴저지에 투표소는 설치되었고 2천표 이상의 투표인구가 선거에 참여하였다. 그것은 50년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뉴욕한인회를 인정한다는 징표도 한 자락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뉴저지는 엄연히 다른 지역이고 많은 지역한인회가 자기들의 소임을 다하고 있으며 한인들의 수도 충분하다고 본다. 1850년대 미-합중국의 전통과 권위에 반대하고 도전하였던 남부의 이탈은 그 이해가 크게 상충하였으며 그 이유가 충분하였기에 전쟁까지 불사하였던 역사도 회상해 봄직하다.

셋째는 고국의 MBC 작태를 보면서 뉴욕의 회장선거에 직격탄을 구사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론의 횡포를 지적하고 싶다. 미국의 언론도 대통령선거에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언론이라
는 특권을 이용하여 어느 후보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는 행동과 태도는 온당하지 못하다고 본다. 앞으로의 한인회장 선거에 이유야 어떠하든 언론이 공평성을 상실하고 공명정대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바가 있어서 지난 토요일을 회상해 본다.

선거를 하루 앞두고 결정적인 순간에 세 후보의 토론장을 준비했으니 참석하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중 두 후보가 무슨 이유이든 간에 참석 못하겠다고 통보하였는데 그 토론이 계속되었다고 한다면 문제는 있다. 물론 언론과 세 후보 간에 충분한 계약을 하였고 그를 어기고 일방적 불출석이면 문제는 다를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알기로는 두 후보의 불출석을 무시하고 한 후보를 놓고 토론을 계속하였다면 그것이 언론의 정도(正道)인지 의심스럽다.

그리고 선거를 관장하는 한 선관위원이 패널리스트로 그 자리에 참석하면서 그 토론을 계속하였다면 불공정한 토론장을 인정한 것이라 본다. 적어도 선관위원은 객관적인 패널리스트 선택과 일반 유권자의 의견으로 그 토론회가 진행이 되도록 주장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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