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화주의와 물, 불의 재앙

2009-03-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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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목사)

옛부터 선비들은 세상을 바로 다스리는 것을 가리켜 하해지택(河海之澤)이라고 했다. 넓은 강과 잔잔한 바다의 안온을 예로 드는 말이다. 인류의 생명과 생활에 직결된 민물을 담수(淡水)라고 하고, 담수란 물과 불의 기력이 조화로움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와 같이 인류의 생명과 불가분의 고마운 물과 불에는 때에 따라 나라의 흥망과 그 어떤 문명도 사라지게 하는 힘이 숨겨져 있다.

오늘날은 공해와 온난화로 매년 16만 명이 사망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뿜어내고 황사를 배출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그 황사의 기승은 매년 서울시 5배 규모의 면적을 사막으로 덮어간다. 이에 대해 중국 기상국장 천다허는 내외 기자들에게 “황사를 억제하겠다는 것은 과학법칙에 어긋난다… 황사가 없었다면 중국도 중화민족도 없었을 것이다.” 라고 말해 황사 자체가 중국이고 중화주의의 힘인 것처럼 당당하게 말한 일이 있다.


몇 개월 뒤 그들은 구정을 준비하는 중에 중국북부(3억 5천만 인구) 전반에 걸쳐 40일간의 폭설과 눈사태를 당했다. 중국정부는 비상사태를 발령하고 모든 뉴스를 차단했다. 전군에 동원령을 내려 눈 속에 터널을 파 길을 뚫으려고 했으나 군은 피해만 입었다.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적막 속에 전군을 철수시킨 뒤 지난 4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자랑하는 싼사 땜(소양강 땜의 13배)의 준공식을 가졌다. 그들의 자랑스러운 축제와 함께 땜의 수압을 지반이 감당하지 못해 대지진을 불러 오는 비극을 맞았다.

서방 소식들은 4백만의 가옥이 사라졌고, 살아남은 이재민은 2천리 밖 남동부로 이주시켰다고 전한다. 중국정부는 10개월이 지난 오늘에 베이천 현
에서 7만 4천 명이 사망했다고만 부분적인 발표를 했다. 중국은 쓰촨성 지진이후 지난 10월부터 지금까지 중국북부 전역에 비가 오지 않아 땅이 갈라지고 물과 식량이 고갈되어 중국정부는 건국 이래 1급 가뭄경보를 발령한 상태이다. 현재 만 5개월째 그 어떤 뉴스도 없이 공포의 침묵만 흐르고 있다.

공산 중국의 중화주의 컴플랙스에 따른 성격의 보도를 보면, 1971년의 탕산(唐山) 지진에서 80만이 사망했다는 서방 뉴스와는 달리 중국은 마지못해 3년 뒤에 24만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공산 독재 국가의 보도는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면 오랜 시간을 끌어 적당히 말소시키는 속임수로 일관한다. 1951년 중국은 한국에 중공군을 파견한 뒤 대가뭄을 맞았을 때이다. 모택동은 ‘대약진 운동’으로 전 국민을 땅을 파게 하여 물고를 튼다고 하늘에 도전했다. 결과는 5천만이 물과 식량이 없어 사망했다. 오늘까지 피해에 대한 보도는 없다.

지금 중국은 58년 만에 다시 가뭄의 큰 재앙을 맞았다. 후진타워는 물길을 찾아 구름을 가리키고 그들의 과학으로 도전한다. 중국의 지도자들이 소식을 차단하고 하늘을 가리는 것이 얼마나 견딜지 모르는 일이다. 중국의 변방에 가까운 북한도 이들과 다를 게 없다. 300만이 굶어죽고 지금도 690만이 식량이 없어 절식 상태이다. 지배층들은 부끄러움도 없이 한국, 미국, 일본에 대해 피해의식만 토로한다. 그들은 어디서 재력을 마련했는지 ‘핵’을 장착할 대포동이니, 은하니, 하더니 지금은 광명성이라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 중화주의의 제패를 꿈꾸는 그들의 재앙의 역사는 하늘이 알고 땅이 말할 때가 온다. 하해지택(河海之澤)이란 인명을 중시하고 물, 불 뒤에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을 두려워하고, 고마워하는 것임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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