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성숙한 선거 치르자

2009-03-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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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 치러지는 제 31대 뉴욕한인회장 선거가 이제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선거일이 가까워짐에 따라 각 후보측의 선거운동이 갈수록 더욱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과열 혼탁을 넘어 낭비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번 선거는 과거 어느 때 보다도 선거운동비가 많이 소모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선거운동이 과연 한인사회에 봉사를 하겠다는 한인회장 후보자들의 자세에 맞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선거에 관심을 높이고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도가 넘는 선거운동으로 뜻있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선거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벌써부터 항간에는 어느 어느 후보가 표를 얻기 위해 커피, 빵, 혹은 식사를 제공했다. 또는 교회나 모임에 떡판 등을 보내왔다 등의 루머가 많이 나돌고 있어 이 선거의 본래 취지가 퇴색될까 우려된다. 이런 행위가 설사 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된다 하더라도 선관위가 일일이 다 감시할 수도 없다 보니 속수무책이라고 한다. 이런 문제는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는 무엇보다 깨끗한 운동으로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루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지 않고 향응제공 등을 통해 표를 얻고자 하는 것은 한인회장이 되려는 후보로서 온당하지 않은 자세다. 빗나간 선거운동으로 한인사회에 위화감이 조성되는 등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선관위가 각 후보들에게 향응, 금품제공 요구를 거절하라고 경고하고 각서까지 받았겠나.


한인회장 선거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 이왕 출마했으니 당선돼야 하겠다는 후보들의 의욕은 이해한다. 하지만 본질이 흐려지는 쪽으로 선거가 왜곡된다면 한인사회의 관심은커녕, 오히려 뜻있는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며칠 남지않은 선거일까지 세 후보는 과도한 선거운동 보다는 한인사회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자세를 확실하게 보일 때 한인들의 폭넓은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한인들도 공연히 부화뇌동하여 축제가 돼야 할 선거를 불미스러운 쪽으로 유도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까지 차분하고 잡음이 없는 선거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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