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너, 나 보다는 ‘우리’가

2009-03-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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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희 은(취재 1부 기자)

선거전이 한창인 뉴욕뉴저지 일대에 선거전만큼이나 갈등도 한창이다. 제31대 뉴욕 한인회장 선거 뉴저지투표소 설치 문제, 뉴저지 팰리세이즈 팍 한인교육위원 후보들간 충돌 등이 바로 그것이다.

선거 후보들간에 선의의 경쟁에서 비롯되는 미묘한 갈등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이를 지켜보며 투표자들은 옥석을 가려낼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적당한 견제와 갈등은 상호 발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끔은 도가 지나치다. 뉴욕한인회장선거의 뉴저지투표함 설치로 뉴욕한인회 선거관린위원회측과 뉴저지 몇몇 한인지역단체와의 갈등을 다룬 소식이 연신 각종매체를 장식하고 있다.


뉴저지한인회를 비롯한 뉴저지 한인단체들은 이미 뉴저지에서 한인 정치인들을 여럿 배출하고 한인 커뮤니티도 확장되고 있는 상황인 현재 뉴욕한인회의 40여 년 전 정관을 내세우며 뉴욕한인회장선거의 투표함을 뉴저지에 설치하겠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것이 단연 영역 침범이라고 전한다. 반면 선관위측은 뉴욕에 생활기반을 둔 뉴저지주민들이 편의를 고려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선거 때마다 왜 이같은 논란이 반복되는 것일까? 새 회장 선출을 앞둘 때마다 숱하게 제기된 문제라면 이제는 의견을 조율하고 이해에 도달할 때도 되지 않았나? 뫼비우스의 띠도 아니고.

팰팍 교육위원 선거에 나가는 6명의 한인후보가 양쪽으로 패가 갈렸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후보들의 기호 추첨이 있던 지난 13일에 참석한 5명의 한인후보들에게 단체 사진을 기자가 요청하자 몇몇 후보와 후보측 관계자들 사이에 이를 찍니 마니 실랑이가 벌어졌고 급기야는 학군 건물의 복도에서 언성이 높아지는 등 짧은 소동이 벌어졌다. 마크 헤이스 학군장 등 학군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충돌한 한인들은 그다지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

후보들 간 견제와 경쟁이 당연하다. 그러나 한 타운의 교육예산을 심의하는 자리에 오를 사람들이라면 그 위치에 어울리는 프로다운 자세를 갖추는 것 역시 당연하다.지역 한인회장이든 한인 교육위원이든 이들은 한인사회를 위한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자 나서는 한인들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영역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처럼 반복되는 한인들 간의 갈등을 푸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남보다는 나를 먼저 되돌아보고,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기 보다는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한다면 너나가 아닌 우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현명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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