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바마의 정책과 중동의 평화

2009-03-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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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모 (새누리연구소장, ‘새누리’지 발행인)

시카고대의 머쉐이머와 하버드의 월트 교수들의 이스라엘의 라비에 관한 연구보고는 미국의 테러원인이 미국의 편파적인 중동정책에 있음을 밝히고 미국이 이런 위기에서 벗어날 방도까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부시와 같은 친 이, 반 중동 정책은 이스라엘은 아무런 손해를 볼 것이
없으나 미국은 이익보다 피해가 막심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보호자 역할을 담당하면서 유럽의 동맹국들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과 군사적 위험의 가능성까지 가졌었다. 이런 의미에서 이스라엘은 미국의 대테러전의 동맹국이라기보다 대 미국 테러의 위험성은 날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정부는 이런 편파적인 정책을 끌고 가면서 마침내 막대한 군사비로 미국의 경제까지 파탄내며 물러갔다. 마침내 미국민은 부시정권의 연장인 매케인이 아니라 부시정책의 변화를 주장한 오바마를 선택했다. 세계는 이제 오바마의 변화된 정책을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의 친 이, 반 중동적인 로비세력이 막강하기에, 과연 오바마정권이 이를 극복하고 공평한 중동정책을 펼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막대한 전비로 미국 경제는 흔들리며 더욱이 미군의 무서운 군사력을 경험하면서도 중동국가들이 더 이상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실은 미 군사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미 외교정책의 변화를 강청한다는 경고다. 따라서 오바마 정부의 공평한 중동정책 여부는 미국과 중동관계만이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9.11 사태 이전인 1988년 빈 라덴은 ‘유대인과 십자군에 저항하는 세계 이슬람전선의 성전’에서 미국에 대해 “아라비아반도의 신성한 이슬람 영지를 점령해 재물(오일자원)을 약탈하고 통치자를 억압하며 이웃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사우디에서 재물을 약탈해가는 미국, 미국에 석유를 대주고 미군기지를 제공한 사우디의 부패 왕조, 미국의 지원 아래 팔레스타인을 식민통치하고 이슬람 국가들을 위협하는 이스라엘 등의 세 국가를 중동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라며 이들을 향해 싸울 것을 선언했었다. 빈 라덴은 마침내 9.11테러를 저질렀다.

빈 라덴은 이라크전 5주년이 되는 2008년 3월에도 아랍권 TV 알자지라에 나타나 미국에 대한 계속적인 투쟁을 선언하며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을 벌이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이라크 저항세력을 지지한다며 이라크에서 싸우는 알카에다와 함께 “성전을 강행하라” 촉구하고, 특히 “팔레스타인은 협상과 타협이 아니라 무장투쟁으로만 다시 찾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부시정부가 실패로 물러나고 오바마의 새 정부 출현에도 그는 반 오바마정부와의 테러전과 성전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빈 라덴은 시한폭탄 모양의 터번을 둘러쓴 무하마드 비방의 만화를 만들어 덴마크와 유럽연합에 배포한 일에 대해 분노하고, 이를 교황청이 개입한 ‘십자군 전쟁의 일환’이라 선언하며 이런 유럽연합에 대해서도 ‘행동으로 응징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런 중동정책의 실패원인과 미국경제의 파탄을 직시하며 출범한 오바마정권은 양원의 인준을 받은 경기부양법으로 7,890억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구제금으로 미국경제를 회생하며 실추된 미국의 외교를 새롭게 회복하여 모든 나라, 특히 약소국들과도 공생을 시도하는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상의 논구에서 중동문제의 해결은 미국의 변화된 공평한 중동정책에 있음을 알기에, 오바마정부는 과감한 새 정책을 감행하여 중동과 미국, 나아가 세계 평화와 경제회생의 계기를 가져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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