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또 찾아온 뉴욕 한인회장 선거

2009-03-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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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평화통일 자문회의 뉴욕협의회 위원)

올 뉴욕한인회장 선거는 예년처럼 3인의 후보자가 각축전을 벌일 모양이다. 각 후보당 공탁금 6만 달러에 후보자 개개인이 쓰게 될 총 선거비용을 추산하면 이번에 뉴욕한인회장 선거로 쓰여지게 될 선거비용은 최소한 30만 달러에서 45만 달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이 정도면 우리 2세들의 뉴욕 시의원이나 뉴욕 주 상, 하원 같은 미 정계 진출을 마음껏 도울 수 있는 돈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렇게 많은 돈을 낭비하며 자원 봉사 직을 갖기 위해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선거는 아무리 생각해도 몰지각한 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한인사회의 다양한 실세단체들의 대의원들로 뉴욕한인회의 이사회를 구성하고 그 이사회에서 회장을 뽑는 그런 식의 좀 더 합리적인 선거방식을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뉴욕한인회 회장들은 여러 명이 선거 때 그들이 내걸었던 요란한 선거공약과 달리 대부분이 한국을 밥 먹듯 드나들며 한국의 정계인사들과 어울리는데 시간을 소모했다. 하지만 정작 어울려야 할 미국의 정계인사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결과인지는 모르지만 한국정부는 미주 한인회 회장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미주 한인들의 참정권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한국 참정권은 미국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야 할 미주 한인들에게 필요한 미국 참정권과 이율배반이 되고 있다. 미국여권(일명 독수리 여권)을 가진 미주 한인들에게는 한국참정권이 부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꼭 물어야할 질문이 있다면, 뉴욕 한인회장이 되고자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될 것이다. 한인사회는 한인사회의 꼭대기에 앉아 한국참정권이나 넘보고 있을 대표를 뽑을 것인지, 아니면 미주 한인사회의 미국참정권을 신장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대표를 뽑을 것인지, 뉴욕 한인회장이 미국에 뿌리박고 살아갈 우리들에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번 기회에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한인회장이 되고자 하는 인물은 한국참정권에 대한 대표성을 갖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미국참정권에 대한 대표성을 갖고 싶은 것인지 대답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미국의 정치, 경제, 문화, 교육의 중심지이며 국제정치의 중심지인 뉴욕의 한인사회를 대표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라면 다원화한 한인사회의 역량을 통합하고 한인사회의 미국참정권을 신장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바야흐로 대 뉴욕지구 한인사회는 이제 다원화한 한인사회의 역량을 통합하고, 미국참정권을 신장하여 미국 속의 한인사회 발전과 권익신장 도모를 요구하고 있다. 누가 과연 이번에 출마한 세 후보자 가운데 적임자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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