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사랑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것

2009-03-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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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어떻게 살아야 하나?”란 인간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히 다가오는 질문 중의 하나다. 삶의 방법과 삶의 방향에 따라 인간의 사는 것과 죽은 후의 평가는 결정되어지기 때문이다. 벌거숭이로 태어나 벌거숭이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모든 인간이 똑 같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건 나무수저를 물고 태어났건 한 평생 살다가는 것은 똑 같기에 그렇다.
그러나 사는 동안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미래는 서울 가는 길과 부산 가는 길처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죽은 후의 평가는 하늘과 땅처럼 크게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살아야 하는 방법 중에는 목적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화살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듯, 삶이란 분명한 목적지를 향해 나가야 한다.

인간인 사람으로 이 땅에 태어날 때는 분명한 하늘의 목적이 있다. 이 하늘의 목적을 알아야 한다. “왜 내가 인간으로 태어날 수밖에 없었느냐?”하는 질문을 해 보아야 한다. 수많은 생물 중에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은 수백억 달러가 달린 복권 맞기보다도 더 어려운 조건에서 인간생명으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이 말은 사람으로 태어난 것 그 자체가 가장 귀한 가치와 목적을 갖고 태어났다고 풀이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가치의 보물은 목숨, 곧 자신의 생명이다. 생명은 사람에게 살아야 할 분명한 목적을 갖게 해 준다. 생명 부지를 위해 살아가야 함은 이 세상에서 그 어떤 것보다도 더 귀중한, 살아가야 할 분명한 목적을 보여준다.


자신의 생명 가치가 세상에서 가장 귀한 가치임을 알았다면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 또한 자신의 생명과 똑 같은 가치를 지닌 다른 사람의 생명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함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상 최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내 안에 들어 있는 가장 귀한 보물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살아야 하는 목적 중 하나를 발견하는 것이다.자신을 사랑하라는 것은 이기적인 사람이 되라는 말이 아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란 뜻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을 사랑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자신의 생명을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가치로 인정한다면 다른 사람의 생명도 그 사람에게 있어서는 가장 귀한 가치
임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러니 그 가치를 서로 인정해주고 사랑하여야 한다.

하늘 아래에서 자신의 생명가치를 가장 귀하게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낳아 준 부모들이다. 부모는 똑같이 자식을 사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어머니의 사랑이 더 깊은 것 같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생명의 태동과 임신 그리고 해산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체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생명의 신비스러움을 몸으로 알고 자식을 사랑한다. 인간의 어머니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 즉 동물의 세계에서도 어미는 새끼의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해준다. 사자와 독수리를 보아도 자신의 새끼들을 먹이로 잡아먹지는 않는다. 새끼들이 자라서 또 다른 먹이를 사냥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것을 동원하여 그들을 먹이고 강하고 용감하게 키운다. 드넓은 평원과 하늘을 뛰놀고 날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하늘은 자신을 세상에 있게 해 준 부모의 은덕을 갚으며 살아가라 한다. 생명 탄생의 원인을 제공해 준 아버지와 어머니의 은혜를 생각하며 효도하며 살아가라 한다.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자신을 사랑하며 또 남도 사랑하여야 하지만 부모를 위하며 살아가라 한다. 이것이 살아가는 가장 귀한 방법 중의 하나임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들이 자폐증이라고는 하지만 도저히 있어서는 아니 될 일이 터졌다.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생명경시의 풍조가 하늘을 슬프게 하
고 있다. 하늘이 생명을 탄생하게 한, 그 목적을 잊게 하고 있다. 아들의 손에 목숨을 잃은 그 아버지의 생명의 허무한 값을 두고 하늘이 슬퍼하고 있을 것이다.

생활고에 시달려 부부가 딸을 남겨두고 목숨을 끊은 일이 불과 얼마 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한 일이 일어나 더 우울하게 하고 있다. 부모를 잃어버린 그 딸은 한인사회 여기저기에서 돕기로 하고 있다니 너무나 좋은 일이다. 이렇듯 어려운 이웃들을 사랑하고 돕는 것이 살아가야 할 목적중의 하나다. 자신의 가치를 지상의 최고로 알고 자신을 사랑하며 힘차게 살아가야 한다. 자식을 용감하게 키워야 한다. 생명을 있게 해준 부모의 은혜를 갚으며 효도로 살아가야 한다. 서로 사랑하고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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