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첫 한인총장, 의미 크다

2009-03-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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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의대 교수이던 김 용 교수가 2일 다트머스 칼리지 제 17대 총장으로 선출되는 영예를 안았다. 240년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는 다트머스 칼리지는 미국의 8대 아이비리그대학 중 하나다. 이 명문대학에 한인이 총장이 되었다는 것은 본인은 물론, 미주 한인사회 전체의 영광이요,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김 용 교수의 이번 선임 소식은 아시안 중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어서 낭보 중에 낭보라고 할수 있다.

김 신임총장은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후천성 면역결핍증(HIV/AIDS) 분야의 국장을 지내면서 고매한 인품과 실력, 그리고 탁월한 능력이 미국사회에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이런 한인이 미국의 명문대학에 총장이 되었다는 것은 한인들의 위상제고와 이미지 고취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임에 틀림없다. 한인으로서 자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김 총장의 이번 영예는 미주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 1세들, 그리고 1.5세 및 2세들에게도 커다란 희망과 꿈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소식은 유색인종인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서 한인젊은이들이 정계 주요 요직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미주 한인사회에 더 없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소수민족이라도 ‘하면 된다’는 용기와 도전의식을 심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2세들에게도 미 주류사회의 성공적인 롤 모델로서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너무나 크다는 것도 이유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 출범과 동시 한인사회에서는 미 정계 진출을 꿈꾸는 한인 1.5세들에 대한 보도가 잇따랐다. 그리고 정계진출의 기초가 되는 교육위원이 되고자 하는 1.5세나 2세들이에 대한 소식도 속속 들리고 있다. 미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소수민족으로서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미국에서 한인들이 어깨를 펴고 살려면 정치계고, 교육계고 요직에 너도 나도 많이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약소민족으로서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권리나 혜택을 확실히 받으며 살 수 없다. 유대인들이 미국의 각계를 주름잡고 있고 중국인들이 힘을 합쳐 정계진출을 모색하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워싱턴 D.C에서 한인 미셸 이 교육감이 활발한 추진력으로 미국사회에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또 명문대학에 한인이 총장이 되었다는 것은 한국인의 자랑이요,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김 신임총장의 선임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그의 탁월한 능력으로 한인들의 더 많은 미국사회 진출과 한국인의 이미지 고양에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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