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면수심과 은의

2009-03-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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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일(우정공무원)

인면수심(人面獸心)이란 냉혹, 비정한 사람을 욕하여 이르는 말로 얼굴은 사람 꼴을 하고 있으나 마음은 짐승(금수)과 같다는 뜻이며, 사람으로 마땅히 지켜야할 도덕상의 의리 즉 갚아야 할 은혜를 은의(恩義)라고 한다. 이러한 인면수심의 극치는 살인행위이다. 몇 년 전 20여 명의 부녀자를 무참하게 연쇄살인하고도 죄책감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이 태연했던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이나 정남규의 보도가 아직 뇌리에서 지워지기도 전 또다시 7명의 부녀자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25일간 5차례 살인사건 외에도 보험금을 노리고 불을 질러 아내와 장모까지 불에 태워 죽였다.

이런 극악무도한 엽기적인 살인으로 온 나라가 공포와 충격 속에 있음을 볼 때 인간이 이토록 잔인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야생에서 육식을 하는 짐승들도 같은 종족들끼리는 죽이는 법이 없는데 이들은 금수보다 한참 못함에 틀림없다.얼마 전 필라델피아 노스웨일즈 자택에서 죽은 채점식(뷰티서플라이협회)회장은 돈 때문에 공범들 7명과 모의한 조카에 의해 살해되었다. 짐승만도 못한 이 뻔뻔스러운 인간의 행위를 보면
서 경악에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은의를 잊지 않고 하다못해 짐승들도 보답하는데 인간이 아무런 감정없이 어찌 이런 무자비한 살인을 할 수 있는가!


콜로라도 메이슨빌에서 방울뱀이 물에서 노는 유아를 공격하려 하자 조그만 애완견이 짖으면서 뱀을 물어 어른들이 급히 어린이를 위기에서 구했으며, 태어난 지 20년 된 소가 천수를 다하자 트럭을 개조한 꽃상여와 수많은 만장등을 동원 경북 상주박물관 앞에 안장한 일화도 있다. 생전에 돌봐주던 할머니가 숨지자 고삐를 물어 끊고 2km 떨어진 가본 적도 없는 야산 할머니 묘소를 홀로 찾아가 문상하듯 몇 시간을 주의를 돌며 서성, 하산을 하지 않아 ‘의로운 소’로 알려져 상주시는 이를 후세에 전하기 위해 의우총(義牛塚)을 만들어 유적화 했다 한다.

동물도 이럴 진대, 하물며 사람이 이보다 못하다면 어찌 인간이라 할 수 있겠는가? 전기와 같은 희대의 살인사건 외에도 한국은 이혼과 자살,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으며 불법, 탈법, 탈세, 서류위조, 위장전입 등이 온나라에 만연 도덕성과 양심을 찾아볼 수가 없다. 사랑과 자비, 도덕성을 앞세워 가장 부흥한 기독교국가로 성장, 세계 10대 교회중 상위 5개를 보유한 나라에서 이처럼 일어난 비극적 사건들에 종교지도자들은 어떤 생각으로 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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