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사랑은 아름다운 것

2009-02-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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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뉴욕지사 논설위원

사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것이다. 사랑을 뛰어넘을 만한 그 무엇도 이 세상에선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사랑에 목숨을 걸고 죽음도 불사하는 것은 사랑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시작된 그 때부터 인류가 사라지는 그 때까지, 아니 영원히 사랑은 이 우주에 존재하게 될 것이다.

사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목숨 걸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비롯해 하늘의 사랑도 있다. 하늘은 땅을 사랑한다. 땅은 하늘의 사랑을 받아 모든 생명을 키우고 길러낸다. 땅 안에서 태어난 모든 생명들은 하늘의 사랑을 받아 기운차게 자란다. 그 생명들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과 식물과 모든 생명체들이다. 사실, 사람들이 하루하루 생명을 연장해 가는 것은 하늘이 인간을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하늘의 사랑은 인간 모두에게 평등하다. 그 사랑은 자연으로부터 인간에게 전달된다. 그 사랑은 인간들에게만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우주에, 혹은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들에게 전달되고 있으며 그 또한 평등하다.


여기서 하늘이란 이 땅에 생명을 태어나게 한 태양을 포함한 온 우주를 말한다. 하늘은 이 땅에 태양을 통해 강렬한 햇빛을 보내준다. 그 햇빛은 땅 안에서 태어나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들에게 없어서는 아니 될 가장 귀중한 것이 된다. 그 빛이 이 땅에서 사라지는 그 때는 지구가 암흑으로 변해 모든 생명이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하늘은 이 빛을 단 한 푼의 보상도 요구하지 않은 채 지구에 보내주고 있다. 하늘의 사랑은 빛
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때를 따라 내리는 비로 곡식과 들풀들을 자라게 하여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과 생물들에게 먹이 감을 제공해 주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하에서 솟아나는 물이 있다. 하늘의 사랑은 강과 바다의 물을 통해서도 모든 생명들을 사랑하고 있다.

하늘의 땅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가장 닮은 인간의 사랑이 있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다. 자식 사랑은 허물이 안 된다. 하늘이 내려준 본능이기에 그렇다. 본능적으로 부모는 자식이 잘 되게 하기 위해 희생을 동반한 사랑을 베푼다. 죽기까지 사랑한다. 살인마라 해도 그 자식만은 사랑하는 것이 부모가 지닌 사랑이다. 부모가 되어 보아야 부모의 은덕을 안다고 한다. 그 은덕이란 곧 자식에게 쏟은 사랑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자식이 잘 나도 부모보다는 못하다. 이유는 부모의 사랑을 뛰어넘을 자식은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기에 그렇다. 부모의 사랑을 효도로 갚아가는 자식의 부모에 대한 사랑도 참으로 귀중한 것이 된다.

사랑엔 남녀 간의 사랑도 있다. 인간의 번식과 모든 생명의 번식은 사랑의 결과로 나타나지는 것이다. 한 몸에 두 성을 가진 지렁이 같은 것도 있지만 모든 동·식물들은 암과 수로 나누어져 서로 사랑을 한다. 남녀 간의 사랑은 종족 번식의 역할도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두근거림과 즐거움도 가져다준다. 바로 애정이다. 다른 동물과 식물들의 사랑에도 그런 두근거림의 애정 같은 것이 있는 지는 잘 모른다. 사람, 즉 인간으로 태어난 남자와 여자와의 사랑 속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인 애정이 들어 있다. 안 보면 보고 싶고, 보면 또 보고 싶은 남녀 간의 사랑은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준 가장 귀한 선물중의 선물일 것이다. 이런 사랑은 망부석의 정과 같은 순정을 동반한다.

사랑은 정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사랑하면 할수록 소복소복 쌓이는 것이 정이다. 사랑하고 정이 들면 곰보와 째보도 곰보와 째보로 보이지 않게 된다. 눈에 콩깍지가 끼게 된다. 그러다 서로 결혼하게 된다. 결혼하고 나서 현실에 부딪치면 그 때서야 비로소 곰보의 움푹움푹 들어간 자국이 선명하게 들어나 보이게 된다. 때는 이미 늦었다. 그래도 그것이 사랑이었다. 사랑에는 친구간의 사랑인 우정도 있다.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사랑만큼 큰 사랑은 없다고 한다. 희생이다. 희생을 빼버린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랑이어야 진정한 사랑이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걸 서로 알면서 붙잡지도 않고 보내버리
는 것 또한 진정한 사랑은 아니다.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초콜렛을 선물하며 사랑을 표현하는 날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나타내는 날이다. 하늘의 사랑, 부모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 우정. 모두가 다 아름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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