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티노 아버지들 눈물 ‘줄줄’

2009-02-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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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라티노 아버지학교 성황
상처 나누며 내적 치유 경험

부인·아이 섬기기도 결단
감동받은 참가자 봉사 자원


‘라티노 가정들을 살려라!’


기독교인에서 타종교 신자까지 수천 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면서 가정의 회복과 치유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두란노 아버지학교’(미주본부장 현덕인 집사) 프로그램이 미국 내 라티노 가정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두란노측은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지난 5~7일 미주성산교회를 빌려 예배를 갖는 라티노교회 ‘센트로 데 비다 데 빅토리오사’에서 ‘LA 제 1기 라티노 아버지학교’를 개최했다.

지난해 프로그램 소개 차원에서 라티노 목회자들을 초청해 약식으로 실시한 적은 있으나 ‘보통 라티노 아버지’들을 상대로 한 풀버전(4개 세션)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내 타인종 가정 살리기의 새 장을 연 이번 프로그램에는 모두 76명이 참가, 강의와 찬양, 기도 속에서 창조주가 의도한 ‘부인과 아이들을 섬기는 가정의 영적 리더’로서 거듭날 것을 눈물로 결단했다.

참가자들은 목회자 12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인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라티노 커뮤니티의 일반인들이었는데, 한인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서브하고 자신의 심부름을 해 주는 것에 크게 감격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한류의 영향으로 한인들이 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고 ‘한인들이 하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믿는 것 같았다”고 주최측은 전했다. 참가자들 중에는 보스턴 1명, 멕시코 6명, 엘살바도르 3명, 스페인 1명 등 먼 곳에서 온 라티노들도 있었다.

이들은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상처를 나누는 가운데 아버지를 용서하는 ‘내적 치유’를 경험했으며, 피날레로 부인을 데려와 세족식을 할 때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두란노측은 본래 한인 대상 프로그램시 받는 등록비 120달러로도 행사 경비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이들의 경제적 사정을 감안, 80달러만을 받아 주변을 훈훈하게 했다. 참가자 중 많은 수는 큰 감동을 받아 다음 번 아웃리치(타지역에 가서 진행하는 아버지학교)에서 봉사를 하기로 자원했으며, 신학교 교수 3명은 이 프로그램을 신학교에서 실시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아버지학교 조규배 사무국장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큰 성과를 거뒀다”면서 “오히려 우리쪽에서 섬길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76명 정도를 섬기기 위해서는 최소한 30명의 봉사자들이 있어야 한다. 특히 비즈니스 스패니시 이상의 언어 구사능력을 갖춘 소그룹 인도자들이 절대 필요하다. 소득수준이 낮은 멕시코에서 행사 할 때는 등록비를 40달러 정도밖에 받을 수 없어 재정 지원도 절실한 실정이다.

두란노측은 “구제 중심의 라티노 선교도 필요하지만, 가정의 변화를 통해 이들이 복음을 접하고 행복을 찾도록 돕는 사역 역시 너무 중요하다”며 한인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조 사무국장은 “멕시코의 경우 이혼율이 60%가 넘어서는 등 가정 붕괴 문제가 심각한 라티노 가정들을 돕는 것이 바로 선교”라며 “몇 년 전 니카라과에서 아버지학교를 경험한 한 선교사는 ‘15년 동안 현지에서 사역한 나보다 더 큰 일을 벌였다. 앞으로 중남미에서 자주 이런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두란노측은 오는 6월18~20일 리버사이드의 ‘카사 데 비다’ 교회에서 ‘LA 제2기 라티노 아버지학교’를 열 계획이다. 이에 앞서 4~5월에는 멕시코 멕시칼리와 라피에타, 도미니카의 산토 도밍고에서도 같은 행사를 개최한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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