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J목사와 한국불교학과 개설

2009-02-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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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관 성 (뉴저지)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삼국시대부터로 보고 있고, 오랜 기간 유교 문화의 영향을 받아 온 우리나라에 천주교는 1784년, 기독교는 조선 말기에 들어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지난해 8월 뉴욕에서의 불교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J 목사’가 지난 1월, 패사디나 부흥집회에서 또 다시 “어떻게 목사가 스님도 천당 간다고 얘기 하나!” “미국은 스님도 천당 가냐?” 라고 되물으면서 “미국은 참 희한하다. 참 괴짜다” 라고 했다고 한다.

정말, 이 목사야 말로 괴짜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한국에 그리스도교가 들어오기 전 까지 우리 선조들은 오랜 세월을 통해 불교와 유교의 영향을 받아왔고 결국 이 목사의 조상이나 뿌리도 예외는 아닐 터인데 타 종교를 비하하는 그의 오만방자한 망발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는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스님들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예수를 믿어야 한다.” “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다 못 산다” “108 번뇌를 없애도 어떻게 먹고 살거야. 겨우 얻어먹고 사는 거야” 라는 망언을 계속했다.


불교야 말로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와 더불어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로 전 아시안들의 정신적, 사상적, 문화적, 사회적 삶에 크나 큰 영향을 끼쳐왔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로마 교황청의 대표는 물론, 파키스탄의 모슬렘 대표단, 영국의 성공회 대주교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티베트의 달라이라마 고승이다. 얼마전 컬럼비아 대학에 ‘한국 불교학과’가 개설된다는 뉴스는 참으로 낭보가 아닐 수 없다.

하버드대학만 해도 티베트나 중국 불교를 전공한 교수가 있고, 최근에는 근대 인도나 남방 불교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지고 있는 반면 한국 불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한다. 컬럼비아대학에서도 이미 ‘티베트의 불교’와 ‘중국 불교’의 강좌가 개설되어 있는데 차제에 타 아시아 지역의 불교와는 다른 한국의 불교문화를 전파하게 되었으니 가슴 뿌듯한 일이다. 불교학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생각나는 인물이 있다. 동경대학에서 인도철학과 6년, 하버드대학에서 7년을 불교학에 매달려 박사 학위를 받은 ‘소운 스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으로 명문임을 자타가 공인하는 하버드대학이 오래 전부터 불교학과를 개설해 티베트, 일본, 중국 등 불교를 활발히 연구해 온 미국 내 불교학의 본산임을 J목사가 사전에 알았다면 아마도 그런 망언은 삼가하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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