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모와 자녀사이

2009-0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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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자영업)

며칠 전 아들의 졸업식에 가기 위한 비행기표를 샀다. 졸업식은 6월인데 대학 졸업시즌이 최 성수기여서 호텔 예약은 더 먼저 해야 했다.
아들이 2005년에 입학할 때는 졸업이 까마득하게 느껴지더니 이제는 캠퍼스에서 시니어가 되어 학부 마지막 학기를 맞고 있다.

지난 4년간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은 걱정과 염려뿐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깨닫는 것은 그 또한 지나치면 무익하니 표현을 절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부모 곁을 떠나는 것이 너무 이르다 생각했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그 시간이 아이와 함께 부모도 정신적으로 독립해가고 성장해가는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대학 첫 해를 보내고 있는 딸에게도 대학 4년이 그런 귀한 성장의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전업주부로 있다가 막상 내 일이라고 창업을 하고 보니 지난 20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감사한 지 새삼 깨닫고 또 깨닫는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며 늘 대화가 끊이지 않았기에 대학에 간 후에도 엄마를 의논 상대로 생각해 학과목을 결정할 때나 생활 전반에 걸친 모든 일들을 결정할 때 먼저 이야기해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요즘은 일하러 나가는 길에 두 아이의 전화를 번갈아 받곤 한다. 점심시간인 아들은 그날 오전 시간에 대한 이야기로, 첫 수업을 끝마치고 나온 딸은 그날 있을 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서로 “오늘 하루 잘 지내라는 인사 겸 당부로 전화를 마친다. 이제는 부모 자녀간이라기 보다 친구 사이처럼 서로 의논하고 의지하는 동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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