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빵이 아니면 희망을

2009-02-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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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Whole Wide World Inc. 대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을 본 누군가는 우리 ‘이MB’는 잘하는게 하나도 없어서 그쪽 ‘오BM’을 보면 질투가 난다고 했다. 첩첩이 쌓여 있는 난제들을 어찌 다 해결할지 쉽지만은 않겠다 싶으면서도 일단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조리있게 풀어간다는 그 사실 하나 만으로도 오바마가 부럽다고 한다.

지하철을 탔는데 광고 문구 하나가 눈에 얼른 들어왔다. 법정강제 인증마크 13개를 단일화하여 국가대표 인증마크(KC: Korea Certification)로 통합한다는 것을 알리는 포스터였다. 그동안 부처별로 다양한 인증제도가 있어 소비자는 헷갈리고 기업은 평균 3.3개의 인증을 획득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그런데 이를 통합하여 하나의 국가인증체계를 만들게되면 수천억원의 경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것을 본 순간 나는 아, 한국 정부가 잘하는 일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러면 그렇지, 아무렴 국민의 칭찬을 받을 일을 하나도 못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개인이나 국가나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게 하는 힘의 핵심은 희망에 있다. 오바마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그에게서 희망을 본다.

MB가 BM이 될수는 없다손쳐도 한국의 관료들과 정치인들이 큰 희망이 아니면 자그만 희망이라도 주겠다는 자세를 확연히 보인다면 지금처럼 남녀노소 전국민으로부터 지탄받는 상황은 면할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실낱같은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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