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하비 프로젝트’

2009-02-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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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숙 (화가)

사진작가 장사한의 작품 사진을 바라볼 때마다 내가 서 있었던, 바람이 몹시 불던 날의 사막이 기억나고 태양에 달구어 지는 대지에 선 폐허의 역사를 상상해보게 된다.이 사진을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생긴 상상 중의 하나가 ‘모하비 프로젝트’이다. 사막의 한 가운데에 커다란 이민작가 뮤지엄을 짓는 것이다. 뉴욕의 DIA 뮤지엄 처럼 지붕의 유리창으로 빛이 들어와 전기 사용을 최소화하고 석양이 되면 자연히 빛이 차단된다. 태양열과 지하수를 이용해 자연 친화적이다.

우드스톡 같은 음악 축제가 해마다 열리는 데 모든 종류의 연주자들이 모인다. 할리웃 보울에 몰리는 청소년들이 사막에서 캠핑을 하며 축제에 참여한다. 전 세계의 모든 휴매니테리언 운동이 핵처럼 모이고 퍼져나간다.
달밤이면 춤과 음악의 레이브 파티가 열린다. 젊은 작가들이 마음껏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전시장과 예술 교육현장을 제공한다. 전 세계에서 작가들이 찾아와 몇 달씩 작업할 수 있는 아티스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예술과 자연, 과학과 문명이 만나 새로운 문명의 모델이 시작된다 …
친구가 선물한 한 장의 멋진 사진이 영감을 준 ‘모하비 프로젝트’는 매일매일 나의 마음속에서 자라나고 있다. 예술가는 문명의 미래를 감지하고 누군가는 삽을 들고 시작하리라. 한 장의 사진은 끝없이 나에게 새로운 구상과 영감을 주며 행복한 지구인의 삶을 꿈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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