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들의 전쟁, 인간의 몫

2009-01-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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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준 영 (회계사)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전쟁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그 골을 더 깊게 만든다. 그 직접적인 원인은 영토와 생존권의 문제이지만, 깊은 뿌리에는 종교가 있다. 중동지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종교로 인해 수많은 분쟁, 반목, 테러, 전쟁이 그치질 않는다.

진정한 신이 존재한다면, 인간의 평화를 원할 것이다. 그 전쟁을 정당화하는 것, 그 깊은 뿌리, 그 것은 그들의 신을 향한 인간들의 무지하고 맹목적인 충성심이 아닐까? 아니면 신의 자리에 스스로 올라 인간의 방법으로 그 나라를 확장시키려는 만용은 아닐까? 인간 구원을 위한, 혹은 진리를 위한다는 전도라는 명패를 달고, 끝없이 피 흘리는 역사의 중심 속에 그러한 자기 본위적인 정당성이 존재할 것이다.


전도와 선교, 포교라는 전쟁터에서 인간의 몫은 무엇일까? 그 몫을 알려면 신의 영역과 인간의 한계를 알아야 할 것이다. 전쟁은 신의 영역이다.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인간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고, 감당해야 할 영역이 평화의 한계까지 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 평화의 한계는 서로가 서로의 인간됨을 인정하고 서로의 진리, 종교까지 최소한 이해할 수 있는 선까지일 것이다. 그 것은 가슴 깊은 곳에서의 서로를 향한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신들의 영역까지 우리가 침범할 때, 신의 뜻을 오해하거나 만용 혹은 과잉 충성의 결과로 그 근본의 사랑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은 전쟁과 살인, 파괴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진리를 위함이라는 명분으로...
증오, 침략, 그 진리를 위한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결국 진리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그 진리를 부정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을 죽기까지 사랑했던 한 신은 그 가르침을 한 단어로 말한다. “사랑하라”고. 그것이 인간의 몫이다. 그것이 인간 구원을 향한 진정한 진리라면, 인간은 그 몫을 감당함 만으로 능히 그 구원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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