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보의 홍수시대

2009-01-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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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희(수필가)

인터넷을 통해 우리는 놀랄만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이용해서 여러모로 생활이 편리해졌다. 몇 달 전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전시회인 ‘월드 IT쇼 WIS 2008이 22개국 IT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관에서 개최됐었다. IT 쇼는 세계첨단 IT산업의 흐름을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어 첨단미래의 안목을 선사하는 장이 된다. 이성옥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7대 경제대국이 되는데 공헌하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참 우수한 두뇌를 가진 인재들이 많다. 세계무대에서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여러 분야에서 앞서 간다는 사실에 국민들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컴퓨터를 잘 이용해 어린 나이에 일약 재벌이 된 예도 있다. 지금은 ‘잠자는 뇌를 깨운다’ 는 조기교육 열풍까지 불어서 더욱 기대 할 만하다. 하지만 거기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다. 컴퓨터 앞에 몇 시간씩이나 꼼짝 않고 앉아서 오락에 몰두하는 아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컴
퓨터 중독’이란 병도 생겼다. 초등학교 아이들 중에도 척추가 휘거나 디스크로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많다. 밤새도록 컴퓨터 게임을 즐기다 학교에 지각하거나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들도 부지기수다. 또 모든 일에 의욕상실 증세를 보인다. 폭력적이고 과격한 게임을 즐기다 보니 성격도 난폭해지고 참을성이 없어진다. 가정에서도 가족 간의 대화가 없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세대차이로 가족 간에도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아예 대화의 단절이다 지난 해 ‘News Post’ 칼럼에 ‘아이들의 비만’ 이란 제목으로 ‘TV나 컴퓨터세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글이 실렸다. 최근 통계에서 아이들 6명에 평균 4명은 5시간 이상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AFP 통신 온 라인 판은 ‘인터넷 중독은 정신질환이다’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2억5300만의 인터넷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18세 이상 네티즌 가운데 약 10%에 달하는 400만명이 불건전한 온라인 게임에 중독되어 있다. 청소년 범죄자의 76%가 인터넷 중독현상을 보였다.
이것은 치료 가능하며 3개월 정도면 80%의 환자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는 하나 대단한 의지가 필요하다.

이웃에 사는 아이엄마가 웃으며 한 마디를 한다. ‘아예 컴퓨터를 없애 버릴까?’ 없애버려도 될 것이면 무슨 걱정을 하랴! 초등학교에서부터 인터넷을 찾아서 하는 숙제를 내 준다니 컴퓨터는 이제 우리네 가정에 생필품 품목에 들어가게 될 정도인 걸… 정크 후드(Junk Food)를 즐기고, 움직이지 않으니 에너지의 불균형으로 비만이 형성된다. 성인 비만과는 달리 소아비만은 세포의 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 과체중 어린이는 성인과 같이 심장병, 고혈압, 천식,뇌출혈 등의 위험한 병의 요인을 항상 안고 있는 것이다.

뉴욕 주에서 ‘아동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데이빗 패터슨 주지사가’헬시 키즈 헬시 뉴욕’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인데, 간식과 운동으로 비만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주중 매일 2.5시간 이상 TV나 컴퓨터를 접하면 안 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는 일이다.학교와 부모와 학생 자신이 협력하여 꾸준히 노력하여야 서서히 변화되어 가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알게 모르게 컴퓨터에 중독되어 육체는 허약해지고 감성은 메말라진 아이들의 정서를 어떻게 빠른 시간 내에 순화시킬까? 이것이 이 시대 부모와 교사들의 최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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