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베풀고 섬기는 교회’로

2009-01-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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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돕기 앞장 남가주리디머교회 김요섭 목사

‘베풀고 섬기는 교회’로

오는 2월1일 창립예배를 갖는 남가주리디머교회 담임 김요섭 목사는 “교회가 꼭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섬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개척 3개월에 교인수 40명도 안되지만
장학금 지원·잉크 리필 등 사역 ‘척척’
“커뮤니티 봉사 100가지 하는 게 목표”


문을 연지 3개월도 안 되는 개척교회가 히스패닉 등 5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면?

아직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이 교회가 지교회가 아닌 독립적인 교회의 개척을 돕겠다는 소망을 품고 벌써부터 2만달러 적금을 3년 만기로 든다면?
참신하고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처럼 들리는 스토리다. 하지만 이같은 조용한 ‘사랑의 혁명’이 작년 11월2일 첫 예배를 가진 크리스천 신앙공동체에서 작은 불꽃처럼 시작돼 불경기로 스산해진 한인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감싼다.


한인타운 남쪽 워싱턴 길(3508 W. Washington Bl.)에 자리잡은 히스패닉 교회를 빌려 예배를 드리는 ‘남가주리디머교회’(담임목사 김요섭). 교인이라고 해야 아이들을 합해 40명 정도인 조그마한 교회다. 하지만 커뮤니티를 섬기려는 이들의 꿈은 절대 작지 않다. 2월말에는 컴퓨터 프린터 잉크(잉크젯)를 무료 리필해 주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불경기에 처한 이웃들을 미력이나마 돕고 싶다는 아름다운 마음이 이런 아이디어로 피어났다.

“교회가 믿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커뮤니티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필요를 모두 채워 주셨습니다. 게다가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주니 더욱 기쁘지요.”

김 목사는 “미래에 윌로크릭처치처럼 커뮤니티 봉사 사역을 100가지 정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처음부터 그렇게 베풀면 교회 운영은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는 시각도 있지만 우리는 무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잃을 것 또한 없다”면서 온화한 미소를 짓는다. 이런 마음에서 그는 신년주일을 ‘리디머 희망주일’로 선포하고 이날 헌금은 전액 장학금으로 쓰겠다고 공표했고, 교인들은 어려운 중에도 총 2,300달러를 내는 뜨거운 믿음으로 화답했다.

남가주리디머교회는 세계비전교회 청년부를 부흥시키고 최근 5년간은 나성열린문교회 부목사로 섬겼던 ‘준비된 목회자’인 김 목사가 청년 3명과 기도하던 끝에 출범했다. ‘창대한 나중’을 향한 ‘미약한 시작’이었던 첫 예배에서 나온 헌금 2,089달러는 케냐 선교사에게 보냈다.

부친 김영상 목사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하나님의 종’이 되는 것을 꿈꾸었던 김 목사는 중학생 시절 수련회에서 확실한 소명을 받았다. 그는 늘 ‘행함이 있는 영성’을 추구한다. 전도사 시절 ‘현대판 장발장 스토리’를 신문에서 보고 학생들과 성금을 모아 교도소로 보낸 적이 있을 정도로 신앙 따로, 생활 따로인 ‘따로국밥식’ 신앙을 경계한다.

가는 곳마다 덕을 쌓아 사랑을 받은 그는 이번에 열린문교회와 세계비전교회의 도움을 얻었다. 약 10년 전 섬겼던 세인트루이스의 교우들이 기금모금 골프대회를 열었으며, 오래 전 한국서 동역했던 장로, 권사들이 1만달러 가까운 헌금을 보내오기도 했다.

‘성도들을 사랑을 실천하며 정직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을 목표로 충실한 양육훈련을 제공하는 이 교회의 창립예배는 오는 2월1일(일) 열린다. 설교는 박헌성 목사(나성열린문교회 담임), 격려사는 김재연 목사(세계비전교회 담임)와 한기형 감독(나성동산교회 담임), 축사는 방동섭 KAPC 서가주노회장(미주성산교회 담임)이 각각 맡는다. 이날 히스패닉 대학생 2명, 한인 신학생 2명, 한인 대학생 1명 등 5명에게 총 2,500달러의 장학금도 수여된다. 이에 앞서 이달 29~31일까지는 김재연 목사를 초청, ‘비전부흥회’를 개최한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김 목사는 잭슨의 리폼드 신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 석사를, 세인트루이스의 커버넌트 신학교에서 신학 석사를 각각 받았다. “성도를 잘 섬기는 목사가 되게 해 달라”는 것이 간절한 기도 제목이다. 주일 예배 시간은 오전 8시30분과 오후 1시. 문의 (213)215-8523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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