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의 대운하 계획과 4대 강의 개발

2009-01-1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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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돈(법정통역)

한국의 대운하 계획을 정강으로 내걸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 일년을 넘기면서 국운을 걸 수 있었던 대 국토개발 계획이 실질적 타당성의 연구에서 보다 야당에 의한 정치적인 힘 겨루기로 인하여 철회된 것은 어쩌면 개발의 역사를 뒤로 돌린 대실(大失)일지 모른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이 대 국토개발계획을 다시 한번 신중히 검토해 볼 것을 권고한다.
뉴욕시가 오늘 날 세계 최대의 상업 도시로 발달하게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역사적 요인 가운데 하나는 해외로 연결된 항구와 내륙으로 연결된 수로로 이어진 교통망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날 세계 어느 대도시를 보아도 도시의 발달은 항구와 내륙과의 발달된 교통의 요지에 있다. 그렇다 보니 바다에 접하고 있지 않은 대도시들은 어김없이 큰 강을 끼고 발달되어 있으며 이 강은 수로로 되어 있어 인접 항구로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한 때 서울의 마포까지 한강을 따라 배가 다녔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하나의 전설이 되어버렸고 우리나라의 내륙에 자리하고 있는 어느 도시를 보아도 바깥 바다와 수로로 연결된 도시가 없다. 서울, 대구, 대전 등 내륙의 도시들이 동해나 서해로 배를 이용한 교통 수단이 있다면 얼마나 요긴하고 경제적일까 생각해 본다.


유럽에 발달되어 있는 라인강이나 네델런드에서 개발된 운하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수로를 따라 개발되어 있는 도시들을 돌아보자.
미국의 지도를 살펴보아도 바다와 접하고 있지 않는 많은 도시들이 큰 강이나 호수를 접하여 발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서양 연안 뉴욕시를 기점으로 서북쪽으로 퍼져있는 뉴욕 주·이 대륙을 동서남북으로 가르면서 대서양에서 내륙의 대 도시를 연결하고 나아가 오대호(五大湖) 연안을 끼고 발달된 도시들이 이-리(Erie) 운하와 오대호 등 수천 리나 되는 물길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도 4대 강을 개발하고 수로를 개척하여 내륙에 위치한 도시들이 이 수로를 이용하는 엄청난 경제적 혜택의 가능성을 눈앞에 두고 이의 타당성을 더 연구하고 검토해야 할 것이며 쉽사리 잊어버릴 정강정책이 아니라고 본다. 60년대 말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세웠을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당 정치인들이 한강교를 가로막는 등 무지막지한 반대 투쟁을 벌인 부끄럽고 한심한 역사를 회상한다. 운하 계획을 반대하는 정치인들에게 지금 우리나라에 경부고속도로가 없다고 가상해 볼 것을 권한다.

우리나라의 교통 사정이 중요 산업지역에서는 이미 포화상태에 가까워 엄청난 물류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실정에 있음을 우리는 이미 체감하고 있다.정부가 이 내륙운하계획을 일단 철회하고 다시 4대 강의 개발이라는 새로운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4대 강의 개발은 분명 내륙연결운하 계획과는 다르다. 4대 강의 개발은 4개의 강을 연결하여 운하를 건설하는 것과는 공정이나 목적이 다르다. 당장 우리나라의 4대 강에 인접한 지방자치단체들이 현재에 강을 이용하는 경제적 가치가 얼마인지 상정해보자.

이미 강으로부터 얻고 있는 이득을 더 개선해보자는 수리(水利)계획이 4대 강의 개발 계획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4대 강의 개발에서 한 발짝 더 나가면 곧 이 4대 강을 연결하는 대운하가 아닌가 ?
중국이 베이징에서 상하이에 이르는 옛 천리가 넘는 대 내륙운하를 재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물류 비용의 절감과 운송수단의 확충이라는 목적이 우리와 다를 것이 없다. 귀기울여 참고해야할 이웃의 국토개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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