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창조와 진화는 양립할수 있다”

2009-01-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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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김 박사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 출간
은유·사례 들어 과학적 발견·영적세계 화합 모색


생화학, 생명공학, 생물정보학, 분자생물학, 미생물학,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경영에 참여한 한인 과학자가 과학과 종교간의 간극을 메우는 것을 목표로 저서를 내 관심을 끈다.

샌디에고카운티 샌마코스에 거주하는 레오 김(66) 박사가 낸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Healing the Rift·지와 사랑). 이 책은 지난해 10월 영어로 출간됐고, 올 1월 한국어로 번역돼 나왔다.


‘포스코 바이오 벤처’ 대표인 그는 약 100년 전 하와이로 건너온 초기 이민자의 후손으로, 2003년에 이 책을 저술하기 시작, 4년반 만에 세상에 내놓았다. 재미있는 사례, 은유, 일화를 이용해 과학과 종교의 교차점을 보여주는 이 책은 아마존 닷컴의 종교·과학 분야에서 상위에 랭크되고 인터뷰 요청이 이어지는가 하면 독자들로부터 좋은 평을 얻고 있다.

김 박사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25년간 과학과 영성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매달린 끝에 이 책을 냈다”며 “두 분야가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화합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크리스천이지만 근본주의자는 아니라고 밝힌 그는 “창조와 과학적 발견, 창조와 진화가 서로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과학자들은 아주 오래 전 생명과 진화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은 알지만 어떻게 그것이 시작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많은 과학자들이 유물론을 받아들이고 있는데 ‘정신은 신화에 지나지 않으며 실재는 단지 물질에 불과하다’고 믿는 유물론이 종교와의 마찰을 초래했다. 그는 “과학은 사실에 기초하지만 우리의 기원과 존재를 밝혀내지는 못한다. 과학은 창조주, 정신, 디자인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 세계를 설명하려 들지만, 영성은 세계의 가장 중요한 면들은 감춰져 있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세계가 정신과 영혼의 융합임을 밝힌 21세기 과학의 새로운 발견들을 활용했다.

또 “최근 10년간 ‘혁명’적인 과학적 발견들이 이뤄지고 있다. 이것을 통해 나는 과학과 영성간의 마찰과 불화를 해결할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모두가 ‘신념 체계’인 과학적 발견과 영적 세계가 서로를 밝히고 생명에 대한 진실을 캐내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박사는 “나 자신도 과학의 제단에 헌신하는 동안 종교와 영성을 불가지론으로 취급했으나 ‘인간은 어디서 왔을까’ ‘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실재(reality)란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깊이 생각하는 동안 영성이 서서히 내 삶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어렴풋한 속삭임에서 시작해 점점 커졌다”고 고백했다.

책 말미에는 윌리엄 틸러(스탠포드대 재료공학과 명예교수), 버니 시걸(‘사랑, 의학과 기적’의 저자), 채치범 건국대 석좌교수(의생명과학연구원 원장), 박이문 포항공대 명예교수 등 저명인사들이 쓴 서평이 실려 있다.


그는 캔사스 대학교에서 물리유기화학 박사학위를 받고 MIT에서 연구했으며 50개 이상의 과학논문과 특허를 가지고 있다.

문의 www.healingtheriftbook.com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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